미국 대선이 안겨준 교훈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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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안겨준 교훈과 과제
  • 한북신문
  • 승인 2020.12.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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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조용만 논설위원.
조용만 논설위원.

미국 대선이 끝났지만 ‘러스트 벨트’와 ‘선 벨트’의 경합지역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다가 우편투표가 반영되어 바이든이 우세해지자 트럼프는 ‘내가 대승한 선거를 훔치려 한다’며 미시간, 팬실베니아, 조지아주의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현 선거제도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부패한 시스템과 불법 투표였다고 결과에 불복을 시사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졌었다.

<영웅전>을 쓴 플루타르코스는 ‘군주가 국민의 뜻만 추종하면 그들과 함께 망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그들 손에 망한다’고 하였다. 4년 전 트럼프는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인 신출내기가 국민의 뜻을 잘 읽어 정치 베테랑 힐러리에게 승리했는데 이제는 국민의 뜻을 어떻게 거슬러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트럼프가 세계 유일 패권국가의 묵직한 대통령답지 않게 행동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제질서에서 신형대국 관계를 요구하는 중국에게 툭하면 무역전쟁으로 시비를 걸었고 동맹국가들에게도 방위비 분담 문제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가 하면 깡패국가의 지도자인 김정은을 지칭하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는 비논리적인 용어를 써가며 예측이 불가능한 언행을 하면서도 마치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치적처럼 포장하였다. 그리고 코르나 확진자가 천만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24만 명이나 되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허풍을 떨었다.

어쨌든 이러한 통치술로 트럼프는 집권 3년 만에 미국의 가구당 소득을 5000달러 증가시켰고 세금도 2500달러를 감면시켰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4월에 14.70%이던 사상 최고치 실업률을 9월에는 7.90%로 낮추는 등 경제적으로는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의 일반시민들과 지식인들은 이런 트럼프의 막말과 블러핑(bluffing)을 일부는 호응하면서도 일등국민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트럼프가 4년 동안 재건축(rebuild)하면서 파생시킨 부작용을 보수(repair)해야 하는 숙제를 떠맡게 되었다. 대내적인 문제로는 무분별한 세계분쟁의 개입으로 발생한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대중국 무역적자 증가, 실업률 증가와 일자리 감소, 불법 이민자 문제 등을 해결하고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증세 및 재정정책 확대, 코로나 팬데믹해결 등 쉽지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대외적인 문제로는 세계경찰국가 역할에서 사임하는 듯한 트럼프의 언행으로 국제기구와 국제공조로부터의 불신, 금전적 손익에 따른 동맹관계 평가 때문에 발생한 우방국의 신뢰 저하 등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의 전랑(戰狼)외교에 대응하는 대중국 압박전략과 세계분쟁에의 선택적 개입, 현 정부에서 추구하고 있는 5G 깨끗한 네트워크 사회(5G Clean Path), 경제번영 네트워크 EPN, 4각 안보협의체(QUAD) 등에 우방국들도 참여하라고 독려하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리더의 입지를 재확립하려는 정책은 계승될 것으로 예측된다.

6개 경합주 출구조사에서 확인된 미 대통령의 선택 기준은 경제문제가 34%, 인종 및 코르나 문제가 38%였다고 한다. 백인 우월주의 미국사회도 남미계 인구가 17%이고 흑인, 아시아계로 인해 ‘갈색’ 파워가 높아지고 있다. 새 대통령은 생명과 직결된 기후문제, 이민자 문제, 경제문제를 해결하고 이번 선거로 분열과 갈등이 깊어진 골을 메워야 한다.

선거 날짜가 임박하자 총을 사서 개인 소지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도심의 상가는 판자로 유리문을 덮고 폭동과 유혈사태에 대비하여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풍경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까? 그리고 북핵이 걸려있는 한반도 문제를 접근법이 다른 미국의 새 정부와 풀어야 하는 커다란 과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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