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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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증
  • 한북신문
  • 승인 2020.03.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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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한방부인과전문의

“손발이 차가워요”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자주 이야기하시는 말씀 중에 하나가 ‘차갑다. 춥다. 냉하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남성분들보다는 여성분들이, 젊은 분들 보다는 나이든 분들이 차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오늘은 몸이 남보다 차갑다고 느끼는 이유를 한방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자주 추위를 타거나 남보다 더 추운 느낌을 받는다는 걸 한방에서는 冷(냉)하다고 표현한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음’의 경향을 띄고 있어서 냉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남성은 ‘暘(양)’, 여성은 ‘陰(음)’이라고 하는데, ‘양’은 따뜻한 해의 기운으로 에너지가 많고, 온난하며, 밝은 기운이다. 반면 ‘음’은 차분하고 차가운 기운이다. 그래서 냉증도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많다.

‘음’의 기질을 다소 많이 타고 난 사람도 유형이 각양각색이다. 유독 손, 발만 시린 사람도 있고 아랫배만 차다는 분들도 있다. 장에 찬 기운이 느껴져서 차가운 걸 먹으면 배가 사르르 아프고 묽은 변을 본다는 분들도 있다.

그렇다면 냉증은 왜 오는 것일까. 이유는 여러 가지 일 수 있으나 몇가지를 짚어보기로 한다.

한방에서 말하는 오장육부 중에 ‘신’이라는 장부가 있다. kidney, 콩팥을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콩팥의 기능도 ‘신’이 하는 일이긴 하지만, 앞서 오장육부를 소개하는 칼럼에서 이야기한 바 있듯이, ‘신’은 우리 몸의 선천적인 것(선천지정)과 관련이 있다. 쉽게 말하면 태어날 때부터 따뜻한 피를 충분히 갖고 있고 그걸 돌릴 힘이 충분히 있는 사람은 냉한 증상을 겪을 확률이 비교적 적다.

반면 타고나기를 약한 사람은 따뜻한 피가 적고, 또 그걸 돌릴 힘도 부족하다. ‘신’은 우리 몸에 열을 발생시키고 돌려주는 근원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사람이 늙으면 열이 부족해져서 춥다고 하는데, 어르신들이 춥다고 하는 이유도 ‘신’의 선천지정(신정)과 관련이 있다.

‘냉’(찬 증상)에 효과적인 약재가 생강이다. 생강은 한약재로도 널리 쓰이고 일상에서도 식품으로 구할 수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 오장육부의 기능을 도와준다. 생강은 동의보감에서 “추위를 몰아내고, 양기를 돌려 맥을 통하게 해준다”고 하는 약재이다. 한방에서는 생강으로도 쓰지만 생강을 말려서 그 따뜻한 기운을 더 배가하게 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를 乾薑(건강)이라고 한다. 실제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좋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특정 약재 하나만으로 몸의 찬 기운을 완전히 탈바꿈해서 熱(열)한 사람으로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원래의 체질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내 몸의 찬 증상을 개선시킨다고 생각하고 냉을 치료하는데 좋은 생활습관을 병행하면 냉증을 개선하는데 생강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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