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후에도 조리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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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후에도 조리가 필요한 이유
  • 관리자
  • 승인 2020.01.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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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한방부인과전문의
유산은 임신을 하고 나서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기에 도달하기 전에 임신이 종결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임신 주수를 기준으로 한다면 20주전에 임신이 종결되면 유산으로 보고 있다.
 
생각보다 유산은 흔한 편인데 임신의 20% 정도가 유산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셈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일이라고 해서 아기를 기다리는 부모에게도 아무렇지 않은 일은 전혀 아니다.
 
자연유산의 경우 80%이상이 임신 초기에 일어나는데 임신 12주 이내에 유산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염색체 이상을 비롯해서 내분비 이상이나 면역계 이상 혹은 약물요인 등 여러 원인이 있다.
 
이제 동의보감에 나온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정상적인 해산은 바로 과일 중에서 밤이 다 익으면 밤송이가 저절로 벌어져서 밤송이나 밤톨이 아무런 손상도 입지 않는 것과 같다. 유산을 비유해서 말한다면, 아직 채익지 않은 밤을 따서 그 밤송이를 비벼서 밤 껍질을 손상시킨 뒤에 밤톨을 발라내는 것과 같아서 자궁이 손상되고 탯줄이 끊어진 뒤에 태아가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산했을 때는 10배나 더 잘 조리하고 치료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10개월간의 임신여정을 마치고 아이를 낳으면 그것은 밤송이가 다 익은 것과 같다고 비유하였다.
 
밤송이가 다 익으면 가시 같은 밤 껍질이 저절로 투두둑 벌어지면서 밤알이 나오지만, 만일 익지 않은 밤을 따게 되면 밤송이를 비벼서 잘 벌어지지 않는 가시 같은 밤 껍질을 억지로 짓이긴 뒤에 밤톨을 꺼내게 된다. 유산은 마치 이와 같아서 결국 자궁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산모에게도 해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아무래도 유산 중에서도 초기 유산보다는 진행된 유산에 더 해당되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다. 옛날에는 영양상태도 안 좋고 지금보다 과로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의학기술이 좋지 않다보니 초기유산은 물론이거니와 임신이 진행되고 나서 중간에 유산하는 일이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다.
 
유산 후에 조리가 더 필요한 이유를 동의보감의 내용을 빌려 설명해 보았다. 사실 유산을 했을 때 10개월동안 임신을 한 것도 아니고 진통도 안했는데 왜 조리를 해야 하냐고 생각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혹은 유산 후에 생리 상태가 달라지고 혹은 산후풍과 유사한 증상을 겪으면서도 유산 후의 후유증이라고 생각을 못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되는데 유산 후에도 건강관리를 해서 몸을 재정비하고 다음 임신을 건강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위의 내용 중 따옴표 안의 부분은 동의보감의 원문을 해석한 내용으로 신대역동의보감에서 발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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