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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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庚子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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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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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덕 논설주간·양주역사문화대학 교수
2020년은 간지(干支)로 경자(庚子)의 해이다. 10(十干)의 경()7번째 순서로 방위는 서방(西方)이니 서방(西方)은 흰()색이며 음양은 양()에 해당되고 숫자로는 0이다.
 
12(十二支)의 자()는 방위로는 정북(正北), 달은 겨울 11, 계절로는 대설(大雪)부터 소설(小雪)까지, 오행(五行)으로는 수(), 음양으로는 양(), 대응하는 서양 별자리로는 사수좌(射手座)에 해당한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흰 쥐의 해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신년 축하 덕담으로서는 의미가 있겠으나 이를 마치 올 해의 운세를 판명하는 전제로 삼는 것은 이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십간(十干)을 색상으로 구별하는 것은 각각 해당하는 방위(方位)에 따른 것인데 동방(東方)에는 갑()과 을(), 서방에는 경()과 신(), 남방(南方)에는 병()과 정(), 북방(北方)에는 임()과 계(), 그리고 중앙에는 무()와 기()가 배치되어 각각 그 해당 방위에 해당하는 파랑() 하양(西) 빨강() 검정() 노랑(中央)이 표현되었을 뿐 그 색상이 각각의 해에 지정된 <띠 동물(十二支)>의 성격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띠 동물(十二支)>의 방위는 천간(天干)과는 별도로 지정되어있고 자년(子年) 즉 쥐띠의 방위는 정북(正北)이니 굳이 색상으로 표현하지면 검은 색이다.
 
예컨대 <경오년(庚午年)>은 말띠와 경()에 해당되는 서방의 색인 흰색이 결합되어 <백말띠>가 되는 데 이 경우 그 해에 태어나는 백말띠 여자아이는 평생 운수가 사납고 거칠다며 딸 낳기를 매우 꺼려하는 풍조나 작년 2019년의 간지인 기해(己亥)의 경우 <황금돼지의 해>가 되어 이 해에 아들을 낳으면 복운이 왕성하다며 기뻐하는 일이 모두 간지(干支) 상 근거가 없는 일이다.
 
정작 그렇게 따지면 올해 <경자년(庚子年)>은 추위와 눈을 의미하는 서방의 방위색 흰색에다 쥐띠의 방위는 어두움의 상징인 정북(正北)이니 이를 합쳐 해석하면 <하얀 쥐>가 그리 썩 반가운 간지에 해당되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니 이렇게 바꾸어 생각해 보자. 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부지런한 동물이며 스스로 집을 짓지 않고도 사람이 지은 큰 집에 들어와 함께 거하며 스스로 농사짓지 않아도 사람이 지은 곡식을 먹고 그 번식력이 다른 어떤 동물도 따르지 못할 정도로 왕성하며 자신에게 닥친 위기에 대응하여서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용맹한 동물이며 자식 사랑이 지극한 모성의 동물이기도 하다.
 
쥐가 맡은 자시(子時)는 하루가 마감되고 동시에 새로 시작되는 시간으로 밝음의 시초이며 이로써 변화와 혁신이 비롯되는 전진(前進)의 시각(時刻)이고 동시에 비록 한밤중이어서 현재는 어둡지만 광명한 내일을 기다리는 희망의 시간인데다 동시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는 휴식의 시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경자년의 운세 역시 내가 개척해 나갈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내 몫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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