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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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역량
  • 관리자
  • 승인 2018.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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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 야당이 지난 16개월간 문 대통령의 공식발언을 분석한 결과, ‘북한 관련의 언급이 5795번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가별로도 북한1453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념이나 정체성 둘로 나뉘어져 있지만 태생이 한민족이니 한편으로는 당연하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에 우리는 GDP 3만달러를 돌파하여 중진국에 진입했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세계는 아직 우리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을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원국중 하나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각종 구조적인 문제로 저성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요즘, 불과 5년 전만 해도 남미에서 가장 잘 살면서 단위면적당 석유매장량이 세계1위인 베네수엘라가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과도한 사회주의 정권유지용 포퓰리즘 정책으로 석유자원 하나에 성장보다 분배만 강조하다가 100% 하이퍼인플레이션과 230만명에 이르는 난민 그리고 극심한 기아 속에 벌어지는 약탈과 범죄로 순식간에 국가파산의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공든 탑을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일 수 있는 것이다.
통계는 어찌됐든 외형적으로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반도체와 IT 인프라 등 몇몇 측면에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과거 한때, 아르헨티나와 일본은 무난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았으나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선진국이 되었지만 아르헨티나는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아직도 남미의 가난한 후진국으로 남아 있다. 경제규모가 일정 단계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을 하려면 보다 큰 틀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제프레임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국익이 격돌하는 정글 같은 세상이다. 한미관계와 북중관계에서 보듯이 끈끈했던 오랜 동맹도 자국 이기주의만 있을 뿐 국가간 선의는 팽개쳐진 모습이다. 트럼프는 미국에 이익이 된다면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급할 것이 없고, 오히려 미국에 위협이 되는 ICBM만 해결하고 나몰라라 하면서 정략적으로 이용할 지도 모른다. 최근까지 20여년 장기불황을 맞았던 일본도 불황을 맞기전에는 TQC, JIT, MBO 등의 혁신 경영기법 등을 선보이며 G2대열에 올라 한 때 미국경제를 위협했지만, 미국은 이른바 플라자합의(Plaza accord :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엔화를 평가절상)’를 통해 일본의 기세를 꺾어 G2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제, 호혜라지만 자국시장 개척을 위해 성장을 도왔던 중국이 어느새 G2대열에 오르자 중국의 첨단기술 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타깃으로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역시 각종 굴기를 내세워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2026년까지 20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굴기를 비롯하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 등도 급속하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은 우리를 향해 사드를 배치하면서도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성주 사드배치에 대해 철저하게 보복하는가 하면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그들의 안방처럼 활보하고 다니는 등 중국이 굴기를 완성하는 순간 우리에게 과거 청나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이처럼, 요즘의 국제사회는 잠깐 눈감으면 코 베어갈 정도로 자국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향후 먼 장래에까지 계속되지 않으란 법이 없다. 따라서 선진국 문턱을 앞에 둔 우리로서는 어느 때보다 주마가편이 필요하다.
북한도 형제이고 배분·복지도 좋으며, 언젠가는 우리가 완성해야 할 의무가 있는 단어들이다. 굳이 심의가 시작된 내년도 평화예산 1조원 줄다리기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작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국가존립과 중진국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보다 크고 새로운 경제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를 운영하는 우리의 엘리트들이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어찌할 수 없는 모형을 개발하는데 예산과 국가역량을 집중해야 할 요즘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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