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통일 대운이 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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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통일 대운이 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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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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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지난 1031일 사드 반대 6개 단체로 구성된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철회 선언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리고 한국안보의 핵심이었던 미2사단도 10월 말에 53년간 거주했던 의정부를 떠나 평택으로 이전했다. 또한 111일부터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DMZ일대와 해안에서 훈련도 금지한다. 아울러 111일 문대통령은 국회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일자리와 개혁 그리고 평화와 포용국가를 외치면서 70년간 주적으로 통했던 북한의 수장이 곧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례들은 이낙연 총리가 제53회 전국여성대회 개회식 축사에서 한 말처럼 한반도가 앞으로는 평화의 발신지로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땅으로 전환되는 대운을 맞이한 것처럼 가슴이 설렌다. 그러나 국가안보학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런 것들이 좋으면서도 호사다마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찍이 서양 최고의 병서인 <전쟁론>을 쓴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라고 했다. 아마도 전쟁은 정치에 의해서 결정되며 정치의 목적에 따라 그 흐름도 달라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적 군대의 파괴 적의 수도점령 적의 동맹파기 등 3가지를 적의 타도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첫째, 한국 육군은 2022년이 되면 약38만 명이 되고 많은 부대가 해체되어 북한이 상호 군비통제에 응하지 않는다면 병력규모가 거의 3;1 수준이 되고 사드철회 평화회의 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사드까지 철수한다면 제조건에서 남한이 스스로 무력화될 수 있다.

둘째, 남북군사분야합의서에는 남한이 우세한 해·공군의 평시전력 자산 운용제한, 서해의 평화수역설치, DMZ내의 GP철수, 수도권 진입로의 대전차방어벽 철거 등으로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제조건이 쉽게 달성된다. 셋째, 북한은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에서 북핵 폐기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거론하며 종전선언을 요구했다. 이는 결국 주한미군 철수요구로 이어져 북한이 제조건을 달성하게 된다. 더구나 우리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와 한미연합사령관의 한국군 장군 보임이라는 전략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은 지휘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불안하니까 남북문제에 관여하기 위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논의할 실무단을 설치하자는 제안을 하는가 하면, 주한 미국대사관이 방북기업의 경협상황을 직접 파악하겠다고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평양 정상회담시 동반 방북했던 기업에 남북협력 사업 내용을 파악하는 등 기업들의 동향을 확인했다. 그것도 불안한지 강경파로 알려진 에이브럼스를 신임 한미연합사령관으로 내정했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은 북한과의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고진감래의 노력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미 클라우제비츠가 제시한 전쟁승리의 조건을 달성했다고 자평할 수도 있기에 항상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쿠바위기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미 CIA의 클라인(Ray Cline) 박사는 국력을 “Pp(Perceived Power) = (C E M) × (S W)”라고 하면서 C는 인구와 영토 등을 의미하고 E는 경제(Economy), M은 군사(Military), S는 전략(Strategy), W는 의지(Will)인데 여기서 C,E,M과 같은 유형국력이 아무리 우수해도 S,W와 같은 무형국력이 0이면 국력의 총합이 0가 된다고 설명하면서 미국의 월남전 패망을 예로 들었다.

이를 남북한에 적용해 보면 남한이 우수한 것은 인구와 경제 밖에 없다.

만약에 북한이 전략적으로 우리를 기만하고 남한 내 혁명역량강화의 의지를 갖는다면 남한의 노력은 추풍낙엽이 되고 만다. 따라서 여야, 국민들은 물론 동맹국과 긴밀한 협의와 합의를 거친 내용과 속도로 남북관계를 추진해야 한반도의 통일 대운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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