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만능주의 정부
상태바
세금만능주의 정부
  • 관리자
  • 승인 2018.09.19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벤자민 플랭클린은 세상에서 분명한 것은 두가지로 하나는 죽음이요 또하나는 세금이라 했고 공자는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다. 민주주의로 유명한 영국의 의회민주주의 발전도 세금 때문에 기인했고,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의 시발점 역시 세금갈등이었다고 한다.

며칠 전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를 올해 보다 9.7% 증가한 4705000억 원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10년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이며 그야말로 슈퍼예산으로 조세부담률이 20.2%가 되어 사상처음으로 20%를 돌파했으며 미국(20.0%)과 일본(18.6%)을 추월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세입예산도 최소한 같은 비율로 증가해야 하는데 그 주요내용은 이전 정부에서 소득공제일부를 세액공제로, 외형이 큰 대기업 등에 대한 법인세율 인상, 그리고 소득세율 최고구간 신설 등 이른바 부자증세 등에 기인한다.

또한, 건강보험료 납부가 최근 4년 동안 36조원으로 증가하는 등 작년에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세금에 4대 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합한 수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26.9%로 지난 15년 동안 3.8%상승하여 OECD국의 평균증가율 0.3%보다 무려 13배나 증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향후 5년간 세수가 60조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하여 일자리 대책 등에 재정확대를 기획하고 있다.

분명 세금은 국가기반 살림을 위한 재정지출과 경제정책 수행 그리고 소득재분배 역할 등 국가존립에 필수적인 요소이다.따라서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 매우 신중하고도 효율적으로 집행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상황은 정부의 재정만능주의를 연상하게 한다.

사병의 봉급을 작년 21만원에서 올해 88%인상을 시작으로 4년 뒤에는 또 67%를 올려 67만 원까지 인상할 예정이고 청년일자리와 육아수당, 노인복지수당 인상 등 줄줄이 세금을 퍼붓고 있다.

거기에 예산구조의 난맥상까지 보이고 있다. 대폭 인상된 담배값은 60%이상이 세금이나 육체적으로 힘든 서민들이 더 많이 피워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담배세를 서민들이 부담하는 형국이며 오는 9월부터 6살 미만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상위 10%는 제외하기로 하였는바 그들을 지급대상에서 걸러내기 위한 행정비용이 1600억 원에 달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또한 일자리 정부를 내세워 1년 사이에 54조 원을 퍼붓고도 일자리 5000개 정도를 만들어 일자리 단위당 지출예산은 노무현 정부의 20배 이상에 달한다.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할 국민의 혈세가 증빙도 필요없는 특수활동비라는 이름으로 19개 기관에 3200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얼마전 자영업자·소상공인층에서 최저임금 등으로 불만을 표시하니 국세청이 그 무마책으로 소규모 자영업자의 89%에 대해 세무조사를 유예해주겠다고 달래기도 한다.

세금은 결코 눈 먼 돈이 아니라 선량한 국민의 혈세이며 무한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또한 규모가 방대하고 예산기구 및 구조가 복잡하여 일반 국민들은 그 내용을 세세히 들여다보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뿐더러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 진입을 세금으로 지렛대를 삼는 것도 자연스런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세금을 보는 눈과 마인드가 더욱 냉철해질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예산집행의 타당성과 효율성에 대해서 일말의 의혹과 아쉬움이 남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요즘 국민들의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