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와 미·북관계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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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와 미·북관계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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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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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4.27판문점 선언과 6.12미북정상회담 후 우리국민들은 한반도에 꽃피는 봄이 곧 오는 줄 알고 많은 기대를 하면서 유래 없는 폭염의 여름도 잘 견뎠다. 그러나 요즘 미측에서 들리는 소리에는 반가운 소식이 별로 없다.

이는 남북관계와 미·북관계 간에는 국익이라는 각국의 상수(常數)가 존재하지만 두 나라 또는 네 나라 간의 관계에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상황의 단기적 상수는 북한 핵의 비핵화, 종전선언, 북한 체제보장 및 경제적 보상, 평화체제 구축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양자 또는 4자의 방법과 속도의 차이에서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그 원인을 찾아보기 위해 필자는 6.12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관련 트위터와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의 트위터에는 612일부터 830일까지 약 30회에 걸쳐 한반도 관련 코멘트를 했고 612일 폭스뉴스 인터뷰, 각료회의, 주지사 선거 유세장 연설, 10산악사단 연설 등에서 대략 18회에 걸쳐 한반도와 관련된 언급을 하였다. 그 결과 파열음은 크게 비핵화 추진 절차상의 이견(異見) 남북관계 추진 문제 종전선언과 남북연락사무소 개소에 대한 의견차이 등으로 요약되었다.

먼저 비핵화 추진에 대하여 미국의 입장은 비핵화, 경제제재 해제이다. 이를 위해 비핵화의 청사진이나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의 숫자와 위치까지 상세하게 신고하라는 것이었다. 물론 미국의 비핵화에 대한 일관된 입장의 결여와 CVID가 포함되지 않은 북한과의 최초 협의가 이견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은 비핵화는 알아서 차근차근 잘 하고 있으니 걱정 말고 경제제재나 해제하라’, ‘미국에 굴복하여 비핵화를 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추진하는 것이며 최소한 동시행동원칙을 지키라고 한다. 한편, 남한의 입장은 ·북간에 가장 중요한 비핵화 문제가 교착상태에 있으니 중재자 역할을 해 보겠다는 의도로 대북특사단 파견, 정상 간 직접통화, 남북정상회담(9.1~20)과 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 추진에 대하여 미국의 입장은 비핵화는 진전도 없는데 왜 남북관계만 속도를 내려고 하느냐? 남북관계 추진과 비핵화는 동시에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남한이 과감히 지원과 협력을 해야 하는데 남한이 미국 눈치만 보면서 너무 소극적이라는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는 북남관계 진전 방해 말고 초대국의 여유를 보여라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한국은 북한이 이러다가 대화의 문을 닫고 또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면 항공모함이 배치될 것이고 한반도는 4.27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으니 속이 타들어 갈 수 밖에 없다.

종전선언과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문제에서 미국은 비핵화도 부진한데 남한이 앞서 나가고 있고 심지어는 유엔제재결의안을 위배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북한은 남북문제는 비핵화와 관계없이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우리민족끼리 우리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이다. 한편 남한은 북한이 요구하는 경제제재 해제는 미국이 안 된다고 하니,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 요구라도 들어 주면서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를 위해 남북연락사무소를 개소해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막힌 부분을 뚫겠다는 것인데 미국은 성급하다고 하고, 북한은 더디다고 하니 남한은 답답한 노릇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훌륭하다. 지금 북한과 환상적 관계를 갖고 있고 미군유해 송환에 감사한다고 칭찬하는데 미 행정부 인사들은 남북 모두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다. 북한에게 보내는 경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정부와 대북정책을 함께하는 데 큰 문제가 있고 동맹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은 채찍의 수위가 너무 높다. 그래서 남북문제를 진전시키고 미·북 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는 문재인 정부의 어깨가 힘겹다.

구미속초(狗尾續貂)란 말이 있다. 담비의 꼬리가 모자란다고 개꼬리로 잇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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