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 명과 암을 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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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명과 암을 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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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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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올해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동맹을 맺은 지 65주년이 되는 해이다. 6.25전쟁으로 인해 195310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남한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전국 곳곳에 각종 미군시설들이 들어섰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 문제, 미군주둔지 환경오염문제 그리고 미군범죄문제 등 어두운 그림자를 던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미군들도 그 들의 나라 및 가족과 떨어져 이역만리 한국 속에 미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다 보니 주변지역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서울에서 의정부, 동두천을 거쳐 연천까지 닿는 3번 국도가 70년대 초에 만들어진 것도 미군 덕이지만 무엇보다 70년대 중반까지 보릿고개 시절에 먹고 살기 어려울 때 미군상대 상가들과 기지촌, 카바레, C레이션 박스, 8군쇼와 나이트클럽 그리고 설탕 탄 비싼 물로 알려졌던 커피 등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지 않았던가.

이런 음양의 추억을 가진 전국의 미군이 평택과 대구 등지로 통폐합되면서 상당수의 미군이 평택으로 옮겨가고 있다. 2002년에 체결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이미 동두천시, 의정부시, 서울특별시에 있던 주한 미군의 기지와 훈련장 시설을 반환하고 평택시의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였다. 그 간 우리 정부가 미군에 공여했던 전체 면적 24000중 약 32%(7664m2)만 유지되고 나머지는 우리 정부에 반환된다고 한다. 그 동안 전국 미군기지의 96%가 경기도에 있었고, 그 중 84%가 경기북부(의정부, 동두천, 파주 등)에 밀집해 있었다고 한다.

경기 북부로서는 기회이다. 그 동안 북한과 연접한 군사도시이다 보니 각종 규제로 인해 개발은 물론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도 쉽게 들어서지 못했지만 미군부대 이전과 함께 개발제한구역도 완화되는 등 어쩌면 그 동안 난개발 했을지도 모르는 것을 세밀하게 검토하여 도시가치 상승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치가 주택가격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2016년말 현재 경기도 전체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3.3994만 원이지만 의정부는 774만원, 양주는 595만 원 그리고 동두천은 515만 원선으로 과천시(2974만원)에 비해 1/4수준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제 이들 미군들이 이전한 공여지를 잘 활용하고 묶였던 규제들이 다소 완화된다면 수도권으로서 미군부대 부대찌개의 이미지를 벗고 경기 남부 못지않은 새로운 문화도시로 재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과 한 달 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대통령간의 북미정상회담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들 만남 이후 한반도 지정학의 판도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역사학자 카(E.H.Carr)는 그의 명저 역사는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 현재를 살아가는 역사가의 해석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우리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간의 역사를 세심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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