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서 한국을 바라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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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한국을 바라보니…
  • 관리자
  • 승인 2018.07.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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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인구 480, 1인당 국민소득 4만 불이 넘는 작은 섬나라 아일랜드에 머물면서 그동안 바빴던 한국생활을 모두 잊고 자연을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돌아다니면서 건물 1동을 보아도 직업병이 작동해서 인지 자꾸만 한국과 견주어 보게 되었다.

더블린에서 슬라고(Sligo)로 내려오면서 우선적으로 비교되는 것은 건물의 형태였다. 인간 삶의 주거 공간인 집의 형태가 한국은 하늘로 치솟는 아파트가 대부분인 반면 이곳은 땅과 바다가 가까운 단독 주택 또는 2층짜리 주택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은 진취적이고 경쟁적이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하늘보다는 땅과 친숙한 소와 양들을 기르고 꽃을 가꾸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는 것을 좋아하는 듯 했다. 요즘은 밤 10시까지 해가 떠 있어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집에서 소설책, 시집, 탐정소설 등을 읽는다. 그래서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적이어서 예이츠(W.B. Yeats) 같은 세계적 문호가 나왔는지도 모른다.

또한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거의 꼴찌인데 비하여 아일랜드는 EU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가는 곳마다 어린이 천국이고 젊은 사람들의 활력이 넘친다. 참으로 부러운 부분이다.

또 색다른 것은 이곳의 대도시 근처 도로는 중앙분리대가 있는 4차선이지만 기타 대부분의 도로는 중앙분리대가 없는 2차선이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사망률 1위가 암이 아닌 교통사고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 분리대가 없는 2차선 도로를 고집한다. 그 이유는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가급적 도로는 최소한으로 만들고 별도의 배수로도 만들지 않는다. 도로마다 교통사고가 난 곳에는 십자가를 세워놓고 사람들에게 조심하란다.

여기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도 주민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잘못도 고쳐지지 않는다. 이곳의 국영방송은 자체적으로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제작하지 않고 주로 다른 나라에서 사다 쓰면서도 1년에 TV 수신료를 168유로(218,400), 즉 월 18,200원을 받는다. 우리는 1/7도 안 되는 월 2500원도 거부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도로를 달리다보면 톨게이트 요금을 자동으로 징수하지 않으면서 본인이 알아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그날 중으로 납부하지 않으면 다음날 벌금을 붙여 징수한다.

또한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살만큼의 생활비를 보장해 주는 제도를 유지하려다 보니 증세를 위해 점포세를 많이 올려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고 학교교육을 아직까지 교회가 담당하고 있는데도 국민들은 그냥 살아간다. 한국 같으면 어림도 없다.

자연환경이 좋은 국가는 제도가 부실해도 낙천적이기 때문에 그냥 살아가고, 국민들이 정치에 민감한 국가는 정치인들이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서로 싸우다보니 오히려 제도가 부실해 지고 환경파괴가 심화되어 몹쓸 땅으로 변화되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또 한국에 가서 숨 쉬고 살아갈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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