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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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 관리자
  • 승인 2018.07.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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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논설위원·글과 생각 대표

아이를 통해 안내문을 한 장 받았다. 이번 주말에 양주시 내 공원에서 매끼꿈(매일 끼와 꿈을 키우는 학생문화예술 어울림 한마당축제)이 열리니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문화예술교육에 평소 관심이 많았고 또 이를 주사업으로 하는 문화공간 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터라 더 눈에 띄었는지는 모르겠다.

이번 축제 이름을 보고 문득 최근에 내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어느 분과 대화중에 자신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유일한 사람이 나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선의가 느껴지거나 야망이 뚜렷이 느껴지는 등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곧잘 그들에게 꿈이 무엇이냐 혹은 삶의 지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내가 기대하는 답을 쉽게 하거나 본인의 생각을 선뜻 답하는 사람이 드물었던 것 같다. 그나마 들을 수 있었던 것도 희망직업을 묻는 것이 아님에도 그 수준에 머문 답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갖고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아무도 나의 꿈을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깜깜히 꿈이라는 것을 잊고 살았노라 했다. 그 말이 참 신기하게 들리기도 했고, 서글프기도 했다. 더 이상 지금의 그들에게 꿈을 물어보지도 또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는다는 현실이 슬펐다. 현재를 살아내기에 급급해 마치 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이 그들의 삶을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논문을 쓰고 강의를 듣고 나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던 시절, 주위 사람들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제는 나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가 있으니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서 나는 굉장히 언짢았다. 화가 나고 서글펐다. 난 이제 겨우 갓 서른을 넘긴 나이고, 그동안 담았으니 이제야 비로소 주체적으로 뭔가를 풀어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온다 생각했고,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 있다 믿었다. 나이를 떠나 지금까지 꿈꾸고 준비하고 희망을 갖고 달려왔던 것을 모두 내려놓고 내 다음세대에게 나의 바람을 떠넘기는 것이 순리라는 말이 폭력적이기도 했고 무책임하기도 했고 창피하기까지 했다. 꿈꾸는 것은 결혼하기 전까지,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다. 꿈꾸고 달리는 일은 고되고 험난하니 어느 지향점 없이 살아도 인생은 그냥 살아지게 된다며 현인의 말처럼 포장한다.

책임져야 할 가족이 생기면 더 많은 갈등상황에서 싸워나가야 한다.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오늘을 판단해 결정해야만 한다. 더 이상 꿈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의 꿈을 현실에서 녹여내어 나와 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는가를 더 깊고 넓게 고민하고 가야 할 길을 타박타박 걸어 나가야만 한다. 내 삶에 나침반이 더 절실한 때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예전에 당신은 무엇을 꿈꾸며 치열하게 젊음을 보내어 왔는가? 그리고 그 꿈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여전히 오늘을 잘 살아가고 있는가?

꿈꾸라. 당신이 가진 끼를 당신이 살아온 세월로 다듬고 숙성시켜 더 깊이, 더 멀리, 더 높이 꿈꾸라. 당신의 꿈이 비단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의 아이들과 이웃들과 세상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가도 생각하고 매순간 기억하며 가슴 벅찬 오늘을 살자.

꿈꾸는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의 아이 역시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될 것임을 믿고 삶의 이정표로서 꿈꾸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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