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후 차세대 먹거리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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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후 차세대 먹거리가 걱정된다
  • 관리자
  • 승인 2018.06.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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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논설위원·신한대 교수

최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전체 수출액의 약 20%(작년 수출액 약 110조원)를 차지할 정도로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이 9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 부분 125억 달러 영업이익을 기록해 반도체 시장 진출 33년 만에 인텔(Intel)을 제치고 1위로 도약했다.

우리 기업들이 이렇게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할 수 있었던 건 2000년대에 벌어진 이른바 반도체 치킨게임(chicken game)에서 승자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기술집약형 제품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기존 자동차 및 철강 분야 등의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전체 무역 흑자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호조 덕분에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73개월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수출주도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도 계속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것은 기우일까?
무엇보다 향후 가장 우려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이어갈 차세대 먹거리 산업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이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서 거의 무제한의 자본을 쏟아 붓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집결시켜서 우리나라를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 후면 중국이 한국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5년 내 200조원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를 국가 핵심산업을 키운다는 일명 반도체 굴기(半導體 屈起)’를 국정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반도체 기술 정보를 빼내고 국내 관련 인력을 빼가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존 자동차·조선·철강 등 중화학공업 중심의 주력 제조산업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들의 노동생산성과 유연성은 갈수록 악화해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고 해외로 나가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반도체 이후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산업 분야의 발굴이 시급하다. 이미 중국에 조선과 철강 시장이 넘어가고, 자동차산업마저 불안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차 전지(二次電池)의 세계 최고의 기술력 보유 등으로 전기자동차의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관련 법 제정의 미비 및 기득권 층의 반발 등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는 동안 중국이 전기자동차 최대 생산국으로 등극하였다.

올해부터 건국 이후 처음으로 생산가능 인구(生産可能人口)가 줄기 시작하면서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흔들리는 등 근본적인 경제 체질 변화가 오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중국에게 반도체 주도권마저 뺏기면 한국 경제는 갈 곳이 막막해진다.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경제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반도체 산업에 버금가는 바이오(Bio) 산업 등 차세대 먹거리를 준비하여야 한다. 지금부터 할 일은 5년 뒤, 10년 뒤 우리나라가 반도체 이후 먹고 살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고민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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