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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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의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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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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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지난 427일 남북정상회담은 한민족과 세계인들에게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주고 있다.

분명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이 저 연출 잘 했습니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파산직전에 몰린 김정은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였고 화해·협력을 추구하는 남한정부 간에 공통분모가 있어 성사된 것이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및 전쟁위협의 실질적 해소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협력이라는 협정도 아닌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였는 데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위한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하는 일면이 있다.

그러나 과거 2000년 남북정상회담 후의 ‘6.15공동선언이나 2007‘10.4 선언이 제2연평해전(2002),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2010), DMZ 목함지뢰 사건(2015), 그리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수 많은 도발로 이어져 이번에도 위장평화 전술이 아닌가 라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대에 부풀었던 회담이 허망하게 끝난 사례는 많다. 1925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7개국이 스위스에서 체결한 로카르노 조약은 독일 서부 국경지역의 현상유지와 불가침, 라인란트의 영구 비무장화, 독일·프랑스·벨기에의 상호불가침 등 제1차 세계대전 후 최대의 성과로 평가된 조약이었다. 그러나 히틀러는 1936년에 라인란트를, 1939년에는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국제사회를 우롱한 조약이 되었다.

또한 뮨헨협정도 그렇다. 1938년 영국 총리 체임벌린은 히틀러와 평화협정을 맺고 영국 국민들에게 우리시대를 위한 평화를 가져왔다고 자랑하였으나 결과는 히틀러에게 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는 시간을 벌어주어 체임벌린은 역사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성공적이었던 회담이나 협정도 있다. 1945년 크림반도에서 미국의 루스벨트와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성공시킨 얄타회담이 있고 1978년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를 돌려주고 이집트는 이스라엘 선박의 수에즈운하를 열어주어 중동평화의 초석이 된 캠프데이비드 협약이 있다.

또한 1998년 영국의 블레어와 아일랜드의 아언 총리의 중재로 북아일랜드 신·구교도 정파 사이에 체결된 굿프라이데이 협정30년간 지속되었던 종교 유혈분쟁을 종식시켰다. 또한 1989년 지중해의 몰타해협 선상에서 미국의 부시와 소련의 고르바초프 사이에 이루어진 몰타회담은 지구상의 냉전체제를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한 역사적인 선언이 되었다.

또한 초미의 관심사인 북핵폐기와 관련된 역사적인 사례도 마찬가지다. 2015P5 1(핵보유 5개국 독일)과 이란 간에 이루어진 이란 핵폐기 합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현행 합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불거진 이란의 핵폐기 합의는 미완의 불씨를 안고 있다.

그러나 1993년 데클레르크 남아공 대통령이 자체개발한 핵무기를 스스로 해체하겠다고 선언하고 2년 반 동안 IAEA의 핵사찰을 100회 이상 받은 사례는 우리가 바라는 북한의 핵폐기 모델이다.

정상국가의 지도자로 변신하려는 김정은의 야망과 트럼프의 협박(bluff)이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를 준 것이라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또 속는 한이 있더라도 만반의 대비를 하고 노력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기에 판문점 선언은 우려를 하면서도 기대를 걸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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