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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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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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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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논설위원·글과 생각 대표

사랑 하나면 되지 결혼하는데 무슨 조건이 또 필요하냐?” 너무도 당연한 것 같은 이 말이 케케묵은 옛날이야기처럼 들리는 이유는 나 역시 지금까지 핵심을 놓치고 변두리만 두드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 가 반성하게 된다.

지역에서 나와 나의 아이들, 그리고 이웃을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보다 건설적인 대안을 만들어보고자 최근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저출산 문제에 관해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나온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단칸방에서라도 일단 시작하면 된다. 심신이 건강한 두 사람이 만났는데 마음만 먹으면 다 먹고 살게끔은 되어 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다 결실을 맺고 보람을 느끼고 그렇게 인생 잘 살았다 위안하며 내 짝과 손잡고 서로 기대어 살아가면 된다.’

이 말에 모두 동의하는 듯하면서도 반론을 제기하는 조합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사랑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렵다, 심신이 건강하더라도 아무리 발버둥 쳐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런 늪 같은 상황이 있다.

젊은이들에게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으리라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으니 그런 희망 없는 세상에 다음 세대를 남기는 것이 두려운 거다, 그러면서도 모두들 씁쓸한 거다. 한다는 반론들이 너무 보잘 것 없는 거다. 이유가 되어서도 안 되는 것들이었고. 이런 대화들 중에 종국 대안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

해답은 너무도 분명했다. 공존, 공생하는 세상.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닥칠 모든 문제를 나 혼자만의 힘으로만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나의 이웃과 함께 방법을 찾아나갈 수도 있다는, 내 아이들이 어떤 누구와 어울려도 안전하고 공정한 대우를 받을 거라는, 획일화된 가치로 나래비 세워져 나나 내 아이들이 자본주의의 소모품으로 전락하지 않을 거라는, 보다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공유하고 새로운 꿈을 꾸어도 망상이라고 말하지 않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을 넘어 이 세상에 나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선진국의 아이들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생존이 아닌 보람과 가치로 기여를 고민하는, 우리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함께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너무도 멀게 느껴지는 그런 미래를 위해 오늘을 기꺼이 할애한다. 벽돌 하나 쌓는 정성으로.

당장 경기북부 최초의 영상제를 기획하며 우리는 바란다. 아이들 스스로 사회와 이웃을 관찰하고, 스스로의 일상을 복기하고, 그들이 고민하고 생각한 바를 정리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만들고 우리 사회에 자신들의 의사를 개진하는 일을 훈련하는 것.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고 우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고,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일상의 이런 경험을 통해 변화되는 사회를 바라보며 느끼는 성취감을 쌓는 일.

결국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민주시민의 자질을 키우고 세계시민으로서 내일을 생각하는 우리를 만드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의 내일을 위한 보험이 되고, 희망이고 또 꿈이 된다. 당장 바탕이 없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가정을 일구고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이 케케묵은 옛날이야기거나 공상이라 더 이상 말하지 않는 세상이 우리의 상식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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