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의 지역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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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의 지역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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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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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일 논설위원·변호사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경기북부 분도(分道)’ 이슈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북부 분도론은 선거 공약이 되거나 최소한 토론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북부 분도의 당위성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여 왔다. 정치 논리, 경제 논리, 생활 편의성 등이 있으나 분도의 당위성은 경기북부의 지역정체성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체성어떤 지역의 주민들이 지니고 있는 집합적인 자아의식으로서 그 지역에 대한 소속의식과 감정, 같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연대의식이라고 정의된다. 지역정체성은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과도 연결된다. 또한 지역정체성은 지역발전과도 연관된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지역정체성을 공유할수록 일체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경기북부의 지역정체성은 무엇인가. 적어도 경기북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소비활동을 하고, 문화생활을 한다면 한 번쯤은 고민하여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왜 수원시가 경기도의 중심지이지? 왜 수원까지 가야 하는 것이지?’하는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경기북부의 지역정체성을 대표하는 말은 소외’, ‘차별’, ‘규제’, ‘희생등이 아닐까 한다.
경기북부는 경기남부에 비하여, 아니 범위를 더 넓혀서 전국적으로 비교하여 보아도, 각종 지표에 비추어 볼 때, 개발이나 지원에 있어서 소외와 차별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받아왔고, 대학 설립, 공장 신설 등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분단 이후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일종의 안보세(Security Tax)’를 부담하면서, 서울을 위해, 경기 남부를 위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하여 희생하여 왔다. 이것이 경기북부인 것이다.
경기도 분도는 계속 논의되고 있으나, 그 실현 전망은 아직도 요원하다. 모를 분도 있겠다. 지방행정구역 개편이 논의되었던 2014년 겨울경 포천시, 연천군, 철원군의 어떤 시민단체들이 경기북부라는 이유로 정부의 지원과 개발에서 지역이 소외될 바에 차라리 경기도 포천시, 연천군, 강원도 철원군이 통합하여 통일시로 합치고 강원도로 편입하자는 시민운동을 벌인 적도 있었다. 이후 흐지부지되었으나 오죽하였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이다.
경기북부 분도론의 시작은 지역정체성 찾기와 그 공유에서부터 시작한다. 서울과 경기도를 합하여 광역서울도를 만들자는 어떤 지자체장의 주장은 지역정체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대역행적 주장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북부 분도 주장 후보 당선이라는 희망 섞인 이변이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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