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통해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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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나를 통해 보는 것
  • 관리자
  • 승인 2018.02.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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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논설위원·글과 생각 대표

오랜만에 늦은 시각 미용실을 갔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 한 명만 머리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여유 있게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떤 머리모양이 이쁘다, 2주에 한 번씩 염색을 해야 한다는 둥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현직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백발에까지 이르렀다.
강장관이 해외에 있을 때 염색을 하지 않았던 이유가 시간도 없었지만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기도 곤란해서 그러했다는 인터뷰장면도 이야기 나왔다.

선진국에서는 사람의 손이 닿는 노동의 대가가 더 고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헤어디자이너가 이런 말을 한다. 선진국에서는 헤어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고 존경도 받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헤어디자이너들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기 위해 대학을 개설하고 학업을 하며 부단히 노력하지만 사회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는 이해했으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할 거리가 좀 있다.

각 해당직업에서 오랜 기간 장인정신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분들, 또 혁혁한 성과를 이뤄낸 분들은 그 직업의 후배들이 인정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사회적인 인정과 존경은 좀 다른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해외에서는 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들도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 인물이 해당 분야에서 충실했던 노력으로 그 영역에서 역사적인 성과가 쌓인 것도 이유인 경우도 있지만, 본인이 가진 재능이나 자원으로 사회에 선의의 영향을 미친 이유도 있다.

또 구호 등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본다. 각자의 위치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역량으로 어떻게든 사회에 기여하고자 고민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비록 소소한 언행일지라도 그들이 보여주는 실천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감동과 영향을 주는 과정이 반복되고 그들이 속한 직업에 대해서도 우리의 인식이 바뀌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과연 오늘의 헤어디자이너들이 그런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는가? 또 이들뿐만 아니라 학연, 지연, 오랜 사회적 편견 등으로 자신들의 직업이 천대(?)를 받는다고 투덜거리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 그저 경제적으로 얼마나 부를 이루었고,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또 그것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밥그릇에 영향을 미치는 권력을 쥐는 것에 몰입되어 있는 모습 말고.

세상은 나를 통해 내가 속한 직업과 지역과 사회와 국가를 바라본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이뤄가며 나아가 내가 갖게 된 재능과 능력으로 이 사회와 세상에 어떤 선순환적 영향을 미치고 도움을 주며 기여할 수 있는가. 내 삶에 이런 보다 더 깊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우리의 다음세대가 우리를 바라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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