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3.0
상태바
개미와 베짱이 3.0
  • 관리자
  • 승인 2017.09.20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궁랑 논설위원·경복대 세무회계과 교수
옛날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미(1.0)는 뙤약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일하여 겨울 곳간을 풍성하게 채운 반면, 베짱이는 그늘 아래 시원한 곳에서 노래만 부르다가 추운 겨울 개미에게 동냥을 한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요즘 개미(2.0)는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허리를 다쳐 그 동안 모아놓은 재산을 탕진한 반면, 베짱이는 노래만 하고 놀다가 노래실력이 늘어 출판한 음원파일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 부자가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어느 것이 진리인지는 모르지만 전자에 견줘볼 때 이는 비정상적인 모습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 역시 대내외적으로 상식과 진실이 통하지 않는 비정상적이며 질서가 없는 혼란스런 사회인 건 마찬가지이다.
한 때 인터넷 최강국이었던 우리의 4차혁명 수준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4년여 뒤처져 있으며 특히 소재산업과 신산업의 경우 더욱 그러하여 하루속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건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가계부채 또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위급하고도 중대한 사안중 하나이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은 2007년말 72.3%에서 2016년에는 90.0%로 증가하였다.
국제결제은행(BIS)GDP대비 가계부채 총량이 85%를 초과하면 부채가 그 나라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본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북한의 핵실험과 THAAD, 미국의 보호무역 등으로 인하여 강대국들의 틈새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른바 핀란디제이션(Finlandization :인구 500만여명의 핀란드가 인구 26배의 러시아,독일,스웨덴 등에 둘러쌓여 자결권에 제한을 받는 약소국의 설움) 우려도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속에서 또 우리 국가와 지자체 등 공공조직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내년도 국가 예산안은 복지지출을 사상 최대로 늘려 총량으로 계산하면 무려 정부 총지출의 1/3을 초과한 반면, 국토발전의 근간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축소한다고 한다.
또한, 지방에 넘겨주는 교부금은 10년만에 최고수준이며, 병사들의 월급도 월 21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반면, 재정수지 적자(-2.1%)와 국가채무(40.4%)는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공공예산은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얘기가 안 나오도록 백년대계 차원에서 공공의 내일과 100년 후를 생각하며 급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하고, 어느 특정부문보다 국가 및 공공전체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편성되어야 할 것이다.
하여, 열심히 일만하다가 허리를 다친 개미가 성큼 다가선 4차 산업 혁명에 의해 치유되어 다시 열심히 일을 하게 되어 부자가 되고 음원을 팔아 부자가 된 베짱이도 술과 마약에 현혹되지 않고 질서가 있는 정상사회형성에 동참하게 되는 개미와 베짱이 3.0’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