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61)사당고개(서낭당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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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61)사당고개(서낭당고개)
  • 김추윤
  • 승인 2017.06.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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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고개는 마을과 마을의 경계이면서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경계이기도 한다. 고갯마루를 지키는 서낭당과 당목을 옛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이유이다. 1년에 한차례 상제에게 집주인의 행실을 고하러가는 조왕신(부엌신)이 하늘로 올라가는 통로가 바로 이 고갯마루 당목이다.

마을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동제나 산제가 시작되는 곳이 바로 고개 위 서낭당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의정부 지명 가운데 서낭당과 당목이 여전히 지키고 있는 고개가 여럿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산동 갓바위 마을에 있는 사당고개이다. 이 고개는 민락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서낭당 고개에는 길가 옆에 오래된 당목(堂木)이 서 있는데 지금도 가끔 치성을 드리는 무당들이 찾아온다.

고갯마루에서 서낭당을 섬기던 풍속은 일제시대 신작로(新作路)가 생긴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예를 들면 신곡동 당내미 고개는 예전에 서낭당이 있었기에 붙여진 지명이다.

서낭당의 형태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서낭나무에 잡석을 난적(亂積)한 누석단이 있고 이 신수에 백지나 청····녹색 등의 오색 비단 헝겊을 잡아맨 형태, 잡석을 난적한 누석단 형태, 서낭나무에 백지나 5색 비단 헝겊 조각을 잡아맨 형태, 서낭나무와 당집이 함께 있는 형태, 입석(立石) 형태 등이다. 이중 돌을 쌓아 올린 형태가 가장 많다. 고개 이름은 역사적 사실이나 주변의 자연특성,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붙여진 지명이기에 역사적, 민속학적, 지리학적으로 가치가 크다.

예를 들면 용현동의 볕고개는 햇빛이 잘 드는 고개로 볏-볕고개로, 산곡동 꽃마루재는 언제나 꽃이 일찍 핀다고 하여, ‘은선(隱仙)’은 신선이 숨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고개이름을 이쪽과 저족에서 달리 부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민락동에서 고산동으로 가는 길에 있는 메아리방청고개를 고산동 구석말에서는 쇤굴고개라고 부른다.

메아리방청이란 고갯길에 병풍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메아리가 잘 울린다고 하여 붙은 지명이다.
또 고산동 윗구석 말에서 민락동의 삼귀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를 윗구석 말에서는 삼귀고개라고 하고 삼귀마을에서는 수리고개라고 부른다. 수리고개란 수리()가 많다는 뜻이다.

장암동 영재는 한때 아리랑 고개로 불렸다. 한국 전쟁이후 인근에 주둔한 군부대에서 휘발유를 자전거에 싣고 힘겹게 넘어 다녔다하여 아리랑고개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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