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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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 노예
  • 김종보
  • 승인 2017.06.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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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보 논설위원·소설가


문대통령이 취임 한 후 첫 방문 대상으로 찾았던 인천공항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보장에 대한 이야기가 화자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금까지 비정규직들이 겪은 고통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느 근로자가 직업병인 메탄올급성중독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는 이야기는 천대와 차별 속에 고통을 겪었던 이 땅의 비정규직들에 대한 애환을 그대로 반영해 주고 있다.

기회와 균등, 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파견 업체 근로자들을 지칭하는 아웃소싱’, 원청 업체 계열 하에 일하는 비정규직들의 실태는 심각하다.
하도급 업체 소속 근로자로 위험한 3D 업종에 근무하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일어 날 때마다 아까운 생명을 잃는 것도 모두 아웃소싱의 노예 비정규직들의 몫이다.

의 횡포로 인한 아웃소싱비정규직들은 노예로 취급당해 원청은 무죄로 면죄부를 받지만, 이에 분노한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노동건강연대를 결성해 상대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사후처리가 비인간적이다 보니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근로자에게 비열이란 단어는 노예로 취급 받을 때이며, ‘치졸이라는 말이 뼈아프게 파고 들 때는 똑 같이 일하고도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할 때다.

차별로 인한 노동시장의 갈등이 이 땅의 정의를 무너뜨리면서 민주주의 본질을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위정자들은 인지해야 한다.
시대를 거역하는 노동법으로 인해 지금 이 땅의 어디를 가나 의 집단들이 횡포를 부리고 있는 바람에 원하청공화국이라는 오명’(汚名)을 낳았다.

소중한 민주주의 평등권이 짓밟히고 있는 현장마다 공동운명체의 본질인 상생을 거부하며 존재의식 마저 팽개쳐버리고 비정규직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고질적인 문제는 이 시대 또 다른 적폐 대상이다.

문대통령이 약속한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은 그래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윈칙과 상식이 통하고 모두가 공평하게 잘 사는 나라를 바라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지역, 계층, 세대 간의 갈등보다 그 심각성이 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 기회에 비정규직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권리장전’(權利章典)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끝없는 아웃소싱노예로 남게 할 것인가.

근로자들이 흘리는 충실한 땀방울은 구리빛 노동이 말하는 또 다른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상생의 거울이다. 시대불문하고 노동을 신성하다고 말한 것은, 인간 생존 법칙 중 상위개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원하청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불식시켜 나라가 나라다운 모습을 갖추려면, 신성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차별대우를 받지 않는 사회가 이루어져야 나라다운 나라의 참 모습이다.

위정의 분필이 말하는 정의로운 가치와 존재, 시대가 요구하는 상생의 정체성이 그 무엇인가를 실효성 있게 공동운명체의 실사적인 방정식을 청춘의 칠판에 그려 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더 나아가 이것이 위정자들의 책무이며 사명이 되어야 할 명제로, 내일의 공동운명체의 청사진인 개혁의 노동법을 내 놓아야 한다. 지금 비정규직들의 생존을 위한 노동시계 태엽의 에너지가 이미 바닥 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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