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모든 관계의 처음과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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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모든 관계의 처음과 끝이다
  • 노동훈
  • 승인 2017.04.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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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훈 의정부카네이션요양병원장·비뇨기과 전문의


나는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인가?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타인과의 소통이 중요해집니다.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공의 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환자는 의식을 잃어가고 혈압도 떨어집니다. 영상의학과에 연락해 복부 CT를 촬영합니다. 보호자에게 수술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습니다. 수혈센터에서 혈액이 수술실로 전달됩니다. 수술 후 환자는 중환자실로 이동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착오 없이 연속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면 환자는 걸어서 퇴원할 수 있습니다. 불완전한 소통으로 실수와 착오가 누적되면 환자는 영안실로 갈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응급실과 영상의학과, 혈액 센터, 수술실 그리고 중환자실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소통이 없으면 소중한 생명이 사라집니다.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소통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자신과 소통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신의 단점을 감추고 심리적 화장을 하면 허울이 쌓이고 진실한 관계가 방해됩니다. 자신이 먼저 진실하고 정직하며 열린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관계는 좋아집니다.

둘째,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상대의 말을 듣지 못하는 사람은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상대의 말에 대한 기다림, 침묵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정중함의 표현입니다. 상대에 대해서도 선입견 없는 맑은 시선이 필요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에게 절대로 ‘No’라고 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의견이 같은 부분은 나의 생각과 같다고 말하고 해야 할 말은 모아뒀다 대화 사이사이에 말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화 원칙으로 많은 정상을 만났지만 회담 중 얼굴을 붉히거나 회담 후 다른 말이 나오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과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나는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력한 만큼 소통의 기술도 좋아집니다. 귀를 열면 상대와 가까워집니다. 소통은 모든 관계의 처음과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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