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 -56) 기석(祈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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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 -56) 기석(祈石)
  • 김추윤
  • 승인 2017.03.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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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의정부시 낙양동 쫙박굴에는 기석(祈石)이라 불리는 독바위가 있다. 원래 매월당 김시습이 기석령(祈石嶺)이라는 시를 남겨서 유래한 지명이다.

동네 사람들이 이 기석에 돌을 던져 얹히면 아들을 낳거나 과거에 급제 하는 등 소원을 이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매월당 김시습은 오랫동안 의정부 장암동 소재 수락정사에 머무르면서, 수락산을 등정하였고, 이 바위를 보고는 아래와 같은 <기석령>이라는 시를 지었다한다.
산골 샘물은 구름을 물어 당기고(山川雲齧足), 산초의 이슬은 사람의 옷깃을 적시네(草露沾人衣). 흥얼거리며 가도 가도 산길은 험하네(長歌行路難), 나도 서산의 고사리나 캘까나(慾悉西山薇). 속세를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는고(世故何逼側), 구름과 수풀은 시비가 없는데(雲林無是非). 이렇든 저렇든 결연히 속세를 떠나(何加拂袖去), 청산을 집삼아 살련다(隱臥靑山扉).
기석(祈石)은 남여 생식기를 인위적으로 조각하여 세우거나, 이와 비슷한 형태의 자연암석을 대상으로 하여 기자(祈子)나 풍년, 풍어, 자손만복 등을 기원하고, 질병이나 악신(惡神)으로부터 자신과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는 우리 민족 고유 신앙물이다.

남근석만으로 한정지어 볼 때 불리는 명칭은 성기이름을 그대로 차용해서 붙인 자지바위, 좆바위, 남근석 등이 있고, 은유적 표현을 써서 돛대바위, 삿갓바위 이 밖에 총각바위, 아들바위, 말바위, 장수바위, 기자석(祈子石), 기석(祈石)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모두가 남성 성기와 관련된 이름들이다. 남근석의 위치는 마을을 중심으로 해서 특별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대개 입석의 형태일 경우 마을 입구나 앞에 세워져 마을제사시 신체(神體)로 받들어지거나 부녀자들이 자식 가지기를 바라는 기원의 대상처가 되기도 한다.


또한 동네의 숭상하는 산기슭이나 산정상 등 후미진 곳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암석들도 역시 기자나 개인의 소원성취를 바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들 남근석은 마을의 풍기순화를 위하여 음난을 막고, 청춘남녀의 순조로운 결합을 은근히 돕는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한 관계로 이런 기자석의 훼손은 물론 안되고 욕설이나 방뇨,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 등 대함에 있어서도 조심스런 언행이 뒤따른다. 특히 득남이나 임신을 간절히 바라는 부녀자들에게는 이 기자석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기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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