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권력에 표류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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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권력에 표류하는 대한민국
  • 조영만
  • 승인 2016.11.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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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명대 국방정책학 교수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의 검찰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되어 공허와 허탈감이 온 나라를 짓누르고 있다. 최순실과 측근들의 국정농단과 비리 의혹, 이에 연루된 황제수석, 문고리 3인방과 같은 전 청와대 보좌관들의 조사 및 구속 그리고 대통령이 10일도 안되어 국민 앞에 2번이나 사과했음에도 국정지지도는 곤두박질쳤고 요동치는 민심은 가라앉을 줄 모른다.

이처럼 거국중립내각구성, 대통령 하야 등 전대미문의 대책들이 난무하는 비상시국이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인성의 중요성과 지도자의 덕목이다.

그 옛날 그리스에서도 당시의 타락한 정치를 증오하며 크세노폰은 국가와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덕()과 지()라고 했다. 그리고 덕()과 지()가 합치된 인성은 평민으로 있을 때 갖추어야 한다는 인성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인성이 형성될 때 부모를 총탄에 잃고 역대 대통령들의 친인척 비리를 경험했다. 그래서 불쌍한 가족들도 믿지 못하고 철저히 자기관리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혹세무민과 부정축재의 달인인 최태민과 최순실 일당을 가까이 하여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둘째, 소통과 권력욕의 문제다. 재임기간 독대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정무, 외교안보, 교육문화수석의 국회운영위원회에서의 답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내 최고 인재들을 보좌진으로 데리고 있는 대통령이 그들을 제치고 동네 아줌마 수준의 조언에 더 귀를 기울였다. 또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1년에 20번씩 하는 기자회견을 박대통령은 취임 후 치열한 논쟁을 벌인 기자회견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리고 4.13총선의 공천파동에서 보여준 새누리당의 권력욕과 자중지란, 야당과 소통 없이 총리를 지명했다 철회하는 실수의 연발, 그리고 2번의 사과문에서 솔직한 고백이나 마음을 비우지 못한 것을 보고 연초에 약속한 불통과 아집이 고쳐지지 않았음을 국민들은 느꼈다.

셋째, 엘리트들의 판단력 문제다. 정윤회와 십상시의 국정농락을 경험한 우리가 대통령이 아무리 최순실에 대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다 해도 청와대 수석들과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들이 비이성적으로 동조하여 단기간 내에 800억에 가까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기금을 마련해 주었는가?

넷째, 경계와 보안의 문제이다. 김신조의 청와대 습격을 경험한 우리가 어떻게 청와대 구중궁궐의 11번 정문을 검문검색 없이 무사통과하는 경계시스템이 작동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발단은 최순실 사단의 고영태, 차은택, 장시호, 김종 차관 등의 경쟁과 갈등관계에서 비롯된 저급한 폭로가 일조하였다는 추측이 있다.


즉 국정운영의 보안체계에서 걸러진 것이 아니고 동영상, 태블릿 PC, USB와 같은 출처불명의 제보에서 기인된 것이라면 IT4차 산업혁명의 시대상황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경계와 보안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국정지도자가 멘붕이 된 상태에서 비상시국인 국가안보와 경제의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김정은이 핵을 쥐고 위협하는 남북 상황에서 거리의 정치에 의존하기 보다는 온전히 믿을 수 없는 검찰의 수사이기는 하나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해결방안은 극단적 방법보다는 인간의 지식과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제한적 합리성을 인정하고, 비상시국을 이끌 권력구조를 여야 구분없는 협치로 최선의 국정운영시스템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제라도 국가의 가치와 성장동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포괄적 합리성에 근거한 해법이 나오지 않겠는가? 그리고 흩어진 민심을 추스르고 합리적 행위이외는 발붙일 곳이 없는 대한민국을 재건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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