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rejection)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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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rejection)에 대하여
  • 신명기
  • 승인 2016.05.3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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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명기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얼마 전 결혼한 지 일 년 정도가 된 남자가 내원하였다. 그는 자기 부인이 제안하거나 요구하는 것을 거절하지 못하고 거의 모두 맞춰주는 편이라고 하며 남들이 볼 때에는 겉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부러워하는 신혼부부라 여긴다 하였다. 그러나 자신은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의욕이 없으며 집을 벗어나 혼자 살고 싶다고 하였다.

상대방에게 맞춰만 지내다가 마음에 병이 생긴 것이다. 자기의 삶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임을 잊고 마치 타인의 삶에 조연으로만 역할 하는 것이다.

이렇듯 거절을 잘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으나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거절을 하면 상대방과의 관계가 깨질 것 같은 두려움이 있고 그것을 감당할 자신과 용기가 없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거절당했던 경험이 있으며 그로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직도 크게 남아있는 경우이다. 자신이 거절을 하면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될 것이고 그래서 생기는 자책감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거절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거절을 당하기도 한다. 상대의 제안이나 요구가 자신이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적절히 거절을 해야 하는 데 그런 경우에는 상대에게 반드시 예의에 맞게 거절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와의 관계가 손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제안이나 요구를 상대가 거절하는 경우에는 그 상대가 자기를 무시해서가 아니고 거절하는 사람의 피하지 못할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여겨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예의 바른 거절이 무례한 승낙보다 낫고 지킬 수 없는 약속보다 당장의 거절이 낫다고 한다. 적절히 거절 할 줄도 알고 거절당할 수도 있어야 인간관계가 더욱 건강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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