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 새(玉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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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새(玉璽)
  • 이명수
  • 승인 2016.04.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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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 논설위원·경기문화원연합회 향토문화연구소장
조선시대 공직을 이끌었던 명현(名賢)들은 과거(科擧)에 급제하여야만 등용(登用)되었다. 이번 옥새 파동을 보면서 차라리 이럴 바에야 국회의원도 과거 시험 보는 것이 어떨는지 묻고 싶다.
전제(專制)의 군주(君主)시대 임금인 조선의 정조(正祖:재위1776~1800)도 나라를 다스리는 법도(法道)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백성(百姓)아니면 임금이 누구와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그래서 임금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평등하게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정치는 정당의 뿌리와 정책이 흔들리고 선택과 선별 규칙이 없다. 이번 파국은 친박이 너무 심하고 같은 식구끼리 노골적으로 밉보인 사람들을 잘라내면서 예고됐던 것이다.
최악의 파국은 피했지만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의 집권당의 정치적 수준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국민앞에 드러냈다. 여당 대표가 공천장에 날인을 거부하는 정치사에 찾기 어려운 날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가 옥새를 들고 튀었네, 아니네 하는 허접한 얘기도 신문과 방송에 오르내리며 말도 많았다. 처음부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공천을 했다면 결코 등장하지 않았을 장면들이다.
도대체 옥새가 뭐길래 온 세상이 시끄러운가. 옥새만 얻으면 천하가 내 것이 된 것처럼 묘사(妙思)하는 옛 역사 배경의 얘기들도 많다.
권력이야 칼끝 또는 총끝에서 나오겠으되 도장을 가르키는 말도 권능의 상징처럼 들린다.
옥새에 그같은 상징적 권위를 부여함은 무엇일까. 옥새의 새()는 귀한 구슬옥()과 너의 뜻이()합체다. 개인의 의사 표시에 활용되는 인장(印章)과는 다른 귀한 도장이란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고 품질의 옥이 생산되지만 먼 옛날 중국에서는 당연 최고로 치는 보물이었다.
처음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은 자신의 인장을 만들었고 이때부터 이를 옥새라 불렀다. 여기서 임명하는 책봉(冊封)은 여러 제후국(諸侯國)왕들의 인장 국왕지인(國王知印)과의 차별성이 생긴 것이다. ()이 천자의 상징이여서 제후국에서는 용대신 봉(:봉황새)을 쓰던 것과 흡사하다.
이는 훗날 국새라는 이름으로 변용되어 국인(國印) 대보(大寶) 새보(璽寶)등 나라의 상징성 말고도 국새의 쓰임새가 있다.
헌법 개정 공포문전문 대통령명의비준서 훈장증 및 포장증 고위 공무원 임명장 등 법이 정하는 문서 날인에 쓰이도록 돼있다. 이번 옥새 파동의 파벌 싸움은 공천이 당선이라는 미숙한 사고방식이나 구태의연한 행동 양식에 상당한 자체 변화와 쇄신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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