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신문의 오보(誤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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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신문의 오보(誤報)
  • 조용만
  • 승인 2016.03.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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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가장 큰 기능은 정보 제공과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일 것이다. 사람들은 신문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건과 현상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각양각색의 문화를 접하면서 인류로서의 동질감과 연대감을 가지게 된다.

신문은 정보와 문화를 제공함에 있어서 진실과 정확성은 생명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보로 인하여 역사가 바뀐 사건이 여럿 있었지만 그 중에서 2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일제해방 후에 있었던 동아일보의 신탁통치 관련 오보사건이다. 19451227일 동아일보는 모스크바 3상회의 결과를 전파하면서 소련은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를 강력히 주장하였고 미국은 즉시 독립을 천명하였다고 보도하였는데 그 진실은 정반대였다.

즉 미국은 한반도의 공산화를 우려하여 장기적 신탁통치를 주장하였고, 소련은 한반도의 공산화에 대한 기대로 신탁통치를 거부하였으며 하더라도 최소화해야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 결과 한반도는 찬탁과 반탁운동으로 갈려 매우 혼란스러워졌다. 소련의 지령을 받은 좌익은 찬탁으로 입장을 선회하였고, 우익은 반탁의 입장을 고수하여 극심한 분열 현상을 초래함으로써 한반도를 분단시키는데 한 몫을 하였던 것이다.

둘째, 독일의 베를린 장벽 붕괴사건에 관한 오보이다. 1989119일 오후 7시경 긴급 뉴스로 전 세계에 타전된 이탈리아 뉴스통신사 ANSA의 기사 제목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였는데 이 뉴스는 오보 중에서도 유래가 없는 특종오보였다.

동독 공산당 정치국원이자 대변인인 샤보브스키(Gunter Schabowski)는 동베를린의 국제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였는데 요지는 오늘 우리는 모든 동독(GDR) 주민이 (동서독의) 어느 국경검문소에서도 출국을 허용하는 규정을 시행키로 결정했다는 여행제한조치에 대한 완화를 설명한 것이었다.

그런데 기자들은 ‘The border was opened(국경이 개방됐다)’를 거쳐 ‘The Berlin Wall has collapsed(베를린장벽이 무너졌다)”로 와전된 전혀 다른 기사를 내보냄으로써 베를린 장벽 주변은 난리가 났다.

동독주민들은 그날 오후 8시 넘어 서독TV를 보면서부터 국경이 개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하기 시작하여 자동차로 또는 걸어서 국경선을 향해 일시에 수 천 명이 몰려들었다.

동독 경비대원들은 국경을 개방한다는 상부 지시를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의 통행 요청을 모두 거절했지만 물밀듯이 몰려오는 대중들의 위세에 눌려 한 장교가 마침내 문을 열어 주고 말았다.

그 시각이 밤 1045분이었는데 순식간에 모든 경비초소의 문이 개방됨으로써 레이건, 고르바초프는 물론 헬므트 콜 서독총리,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도 모르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세계사가 바뀌었던 것이다. 신문의 오보가 한국은 분단으로, 독일은 통일을 유도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그 반대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는 413일에는 대한민국에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요한 총선이 있기에 신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1970년대 워싱턴포스트지가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하여 닉슨 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큰 업적을 남긴 것처럼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이 누구인가를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알려 주는데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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