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회, 그 현실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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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회, 그 현실과 미래
  • 남궁랑
  • 승인 2015.11.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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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랑 경복대학교 교수


며칠 전, 세계적인 컴퓨터 갑부인 빌 게이츠가 “오직 사회주의만이 지구를 지킬 수 있다”고 하여 깜짝 놀랐다. 다행이도, 이즘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관한 발언이었다.

지구온난화는 열 함량과 산소수준을 변화시켜 2050년이 되면 물고기의 크기를 지금보다 평균 24% 작게 만들 것이란다. 영국 노팅엄대 크리스토퍼 바넷교수는 2025년이면 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피크워터(peak water)가 발생하고, 2030년경엔 석유 매장량이 부족해지는 피크오일(peak oil)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피크 에브리싱(peak everything)’의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작년 5월 개봉됐던 영화 ‘트랜센던스’에는 과학자의 뇌를 컴퓨터에 결합시켜 만든 초지능 슈퍼컴이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를 흡수하여 불치병까지 고치는 등 혁신적인 기술발전으로 모두를 환호시키는 듯 하다가 방대한 데이터망에 접속하여 끊임없이 자기를 복제하고 스스로 진화해 결국 인류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이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다.

우리는 이 현상들을 그져‘세상은 변화하는게 현실이니까’라고 간과해선 안될 듯하다. ‘현실’이란 무엇인가?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모든 일이나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그‘현실’이라는 개념이 정보기술을 등에 엎고 나무처럼 자라서 이른바,'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등장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인식된 세상을 모두 컴퓨터가 만들어낸 현실로 아직까지는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증강현실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현실이 자연적 현실과 결합된다는 점이다.

머지않아 슈퍼컴 등과 같은 기계들이 강한 지능을 갖게 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가상현실로 체험 할 수 있는 초능력을 경험하게 되고, 인간으로서 단순히 살아 숨 쉬는 것보다 발달한 인공지능의 한 형태를 활용하면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든 유토피아 환경위에 놓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계의 인공지능이 강해지는 순간 현존하는 직업의 47% 정도가 사라질 수 있으며, 전세계 제조 및 서비스 직종에서 4천만~7500만 명의 일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쩌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자리도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걱정하게 만든다. 사라지는 일자리는 주로 정보처리 관련 일자리로 임금 스펙트럼상 중산층에 위치하는 일자리들이겠지만 전문직도 예외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이 기계들의 똑똑해짐을 막을 수 있을까?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는 최종적으로 인간이 기계를 조종했지만, 이미 기계와 인간의 일자리 전쟁은 시작되었다.

현재의 글로벌 경쟁환경하에서 인류의 파멸을 초래하는 핵개발 금지도 어려운데, 단순한 신기술 개발 금지는 어불성설이다. 이미, 학습을 통해 기계가 스스로 판단 능력을 가지도록 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계학습 기술이 등장했으며, 작년 6월에는 튜링테스트(인공지능 평가)를 통과한 최초의 슈퍼컴도 나왔다. 이제는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으로 인류의 생활상이 크게 변했듯이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한 대비를 추진해야할 시점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을 2029년으로 예견하고 있다. 어쩌면 2030년쯤에는 지구밖 외계인이 아니라 우리들 코앞에서 만들어지는 외계인을 맞을 준비를 해야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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