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경색에서 화해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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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제 경색에서 화해로 가나?
  • 조용만
  • 승인 2015.09.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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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상명대 국방정책학 교수

지난 8월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장병들이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크게 다치자 10일에 남한은 보복의 일환으로 DMZ에서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그러자 북한은 14일 지뢰매설 전면 부인, 대남 확성기 방송재개 및 남한의 대북 확성기 철거요구와 함께 ‘무차별 타격위협’을 가해 왔다. 남한이 17일부터 한미연합 UFG 연습을 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굴하지 않자, 20일에 14.5mm와 76.2mm로 포격을 가해 왔다.

이에 남한도 155mm 자주포로 DMZ 북방 500m 지점에 수십 발을 응사했다. 그러자 외신들이 급전을 치고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남북한은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한편 북한은 포격도발과 함께 북한군 총참모부 명의로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확성기시설 철거를 요구하며 불응할 경우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을 하였다.

남한이 불응하자 북한은 21일 ‘준전시태세 돌입’을 선언하였고 남한은 ‘전군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숨 막히던 상황에서 22일 남북은 고위 당국자 접촉을 개시했고 4일간의 2 2 마라톤회담 끝에 6개 항의 합의문을 도출해 냈으며 25일 12시를 기해 북한은 준전시태세를 해제하였고 남한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여 대치상황이 일단락되었다.

최근 일련의 한반도 긴장고조상태를 보면서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 현 정부의 일관된 원칙과 단호한 대응이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지도자의 의지와 국민들의 단합 및 성숙한 대응이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 왔으며, 전역도 자진연기하면서 대비태세에 응했던 87명의 신안보세대도 한몫을 했다. 그리고 이들을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힌 SK와 동성그룹의 보답도 신선했다.

둘째, 김정은의 지휘 스타일이 어느 정도 노출되었다. 젊은 혈기로 지시하고 뒷감당에 노련하지 못한 면을 들어냈다. 정권의 보호막 역할을 했던 장성택의 처형, 최측근이었던 마원춘과 현영철과 같은 숙청의 공포정치, 주변인물의 퇴출과 재기용 반복, 이번 사건 후의 문책성 군 인사 단행 등은 그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통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남북 합의사항 중 2번째의 “유감”은 사과의 의미가 아니라 “그렇게 당해서 안됐다”는 표현에 불과하다고 뒤집은 것도 ‘혈기정치’의 일면이다.

셋째, 북한의 전쟁능력도 들어났다. 잠수함이나 특수전 부대가 제일 먼저 일제히 움직인 점과 공군이 조용했었다는 것은 북한의 전력이 비대칭전력과 포병 및 미사일에 치중되었고 기타 전력은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점을 활용하여 남한은 공군 및 포병과 같은 전력을 선제적이고 공세적으로 운용해야 서울의 불바다론에 대비가 가능할 것이다.

넷째, 김정은은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우리가 주동적으로 남북 고위급 긴급 접촉을 열고 무력충돌로 치닫던 일촉즉발의 위기를 타개함으로써 전쟁의 먹장구름을 밀어내고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했다”고 평가하였다고 한다.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는 것이겠지만 우리는 그를 치켜세우면서 진정한 대화를 요구하고 지금까지 경색돼 있던 남북문제를 이제는 화해의 국면으로 전환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일성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여 중국과의 우의를 과시하던 자리에 이번에는 김정은은 참석도 못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푸틴과 나란히 시진핑 옆에 앉아서 동북아의 주역임을 보여 주었다. 이 기회가 남북화해는 물론 안보의 핵심인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탄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안보는 한미동맹이 우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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