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입은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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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입은 환자
  • 신명기
  • 승인 2014.12.3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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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신명기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최근 들어 군 사병의 내원이 잦은 편이다. 군대 내에서의 간헐적인 사고(총기사고, 자살, 탈영, 구타 사건 등)가 메스컴에 보고가 되면 입대한 자녀(주로 아들)를 둔 부모와 가족들은 그들의 자녀가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기에 그 순간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군대라는 특수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율성보다는 상관 명령의 복종, 규율엄수, 의무와 책임이 강조되어, 갓 사춘기를 지난 청년들이 겪게 될 스트레스가 입대자 누구에게나 많게 된다.

병원에 내원하는 군 사병에는 구타 등 폭행의 피해자들도 있지만 그들 못지않게 군 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이들 중에는 군 부대 내에서의 진료가 충분치 못해 자신의 상관과 같이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정신의학적으로는‘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에 해당되며 이는 일상적인 스트레스(이사, 전학, 결혼, 이혼, 승진, 퇴사, 입대 등)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반응이, 당사자에게 고통이나 생활에 지장을 주고 우울감, 불안감, 불면증 그리고 행동상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어릴 때 성장과정에 어려움이 있어(생애 초기 스트레스: early life stress) 성격이나 기질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어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심리적인 균형감을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인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떨어지는 경우에 잘 생긴다.

이중 회복탄력성을 강하게 하는 요인들인 공감능력(empathy), 자기 효능감(self efficacy), 낙천적인 사고(optimism), 그리고 가족의 지지(support)가 많은 경우에는 적응장애의 빈도가 낮고,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들인 빈곤(poverty), 부모의 돌봄 부족, 폭력, 학대 그리고 다양한 질병 등이 있을 땐 적응장애가 더 빈번하게 생기며, 특히 입대전 군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갖는 경우 더욱 흔하게 생긴다.

이들에 대한 치료는 전문의사의 지지적 심리치료와 필요한 경우엔 간단한 약물치료를 하게 되며, 예후는 일반 사회에서의 적응장애보다는 안 좋은 편으로 현역복무가 부적합하기도 하지만 다행하게도 최근 들어 현역 군 사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가능하여 점차 좋아지는 상황이다.

폭풍이 바이킹을 만든다고 하였다. 폭풍이라는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이 주위의 도움과 전문적인 치료 그리고 자신의 의지력을 발휘하여 바이킹처럼 강해져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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