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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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 조용만
  • 승인 2014.11.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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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前 육사정치학 교수



지난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16일간 치러진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79개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북한은 금메달 11개로 7위를 차지하여 남북한 국민의 우수성을 대외에 과시하고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민족의 자존심을 많이 드높였다.

그런데 우리를 더 놀라게 한 사실은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갑자기 나타난 북한의 실세 3인방인 황병서 국방위원회 총정치국장, 조선노동당 비서 최룡해, 대남담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김양건과 11명의 북한 고위 대표단의 등장이었다.

북한의 대표 격인 황병서는 이러한 만남에 대하여 “소로길이지만 대로화 되어야 한다”고 했고, 남한의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정례화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미국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지지한다”고 하여 이제 한반도의 경색국면이 풀리고 대화국면으로 돌아서나? 하고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북한의 3인방이 돌아가고 3일 후인 10월7일에 북한은 서해의 NLL 상에서 도발을 하여 남북한 함정 간의 총격전을 유도했고, 10일에는 경기 연천지역에서 북한군이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을 향해 14.5㎜ 고사총을 발사하는 화전양면 전술을 또다시 써먹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4월 8일 개성공단의 북한측 근로자 철수를 선언하여 개성공단 사업을 무력화 시킨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비서를 남측에 보내고,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시는 북한의 대표를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정찰총국장 김영철을 내보냄으로써 남한이 요구하는 그간의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를 묵살하고 우롱하는 심리전을 전개하였다.

결국 10월 25일 파주 임진각에서 전단을 살포코자 하던 대북단체 및 보수단체가 진보단체와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북한이 의도하던 대로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고는 냉소를 보내며 즐기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김정은 정권의 유화 제스처에 ‘혹시나?’하고 생각했다가 ‘역시나!’로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따라서 남북문제의 해법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의 장점인 원칙주의에 김정은 통치자의 변칙이 따라 오도록 해야 한다. 금강산 방문의 중단으로 연간 4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이 감소하고, 남한의 개성공단 철수에 따라 북한은 연 3억 달러의 수입이 끊겼고 1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남한으로부터 벌어들인 돈은 군비를 증강하고 3번의 핵실험을 하느라고 탕진했을 것이고 이제는 수입원이 끊기니까 견디다 못한 북한이 남한에 손을 먼저 내밀 수밖에 없었고 국제사회에서 국면전환용으로 3인방을 남한에 보냈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칙에 변칙이 굴복한 것이다.

둘째,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서는 안 된다. 우리의 소원이 남북통일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남한은 내년에 3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대북전단 문제와 대화를 연계시키려는 것과 같은 본질을 벗어난 문제에 질질 끌려 다니다 보면 세계사에 빛나는 한민족의 영광이 후퇴되고, 기대되는 합의통일이나 자연스러운 흡수통일이 물 건너갈 수 있다. 조바심보다는 전략적 인내가 필요한 이유이다.

셋째,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은 핵보유와 경제적 피지원을 포기할 수 없고, 남한은 5.24조치 해제, 주한미군철수, 한미연합훈련 중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당분간은 인정해야 한다.

이를 제외한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을 포함하여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다른 문제들은 대화의 장으로 끄집어내어 밤을 새워서라도 ‘이견을 인정하면서 큰 틀의 화합을 꾀한다’는 화이부동의 준칙을 준수해야 남북문제는 풀릴 수 있다.

아무리 급해도 원칙을 지키며, 남한의 국익을 우선하고, 좁힐 수 없는 이견은 남겨두고 풀 수 있는 문제부터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추진전략은 서로에게 필요한 과제의 선택과 집중(Choice & Concentration), 이견을 좁히기 위한 부단한 소통(Communication), 통일을 위한 기능적 융합(Convergence)의 3C 전략이 통일로 가는 해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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