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조롱 판치는 세상, 이대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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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조롱 판치는 세상, 이대론 안돼
  • 김종식
  • 승인 2014.11.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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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우리나라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 몽골에는 ‘칼의 상처는 아물어도 말의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는 명언이 있다. 이는 말이 지닌 힘과 충격이 얼마나 크고 오래 가는지를 설명함에 부족함이 없는 말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는 되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하는 ‘막말’과 남을 비웃거나 얕보고 놀리는 ‘조롱’, 남을 업신여기어 낮추는 ‘비하’, 남을 모욕하거나 저주하는 ‘욕설’이 경쟁하듯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공직사회와 학교, 병영, 언론, 일반시민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도처에서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원색적인 막말을 쏟아내며 이웃과 직장 그리고 사회에 충돌과 원한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듯 막말과 조롱에 울분을 참다못해 칼부림을 하거나, 인격적 모멸감에 시달린 젊은 병사와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안타까운 일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야말로 막말과 조롱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특히 정치권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주체나 객체가 되는 비하와 욕설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 자식이 뭘 안다고 군수냐’ ‘국회의원 ××들’‘그런 ××이 공무원이라니’라는 등의 비하는 비일비재하고, 공직사회나 군 조직 내에서조차 아랫사람에게 ‘네까짓 게 뭘 안다고 나서냐’‘쓰레기 같은 ××’ ‘왕따되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해’라는 등의 모욕적 언사 때문에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얼마전 어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공개 석상에서 자기 맘대로 대통령을 욕하고 비꼬고는 ‘뭐 잘못됐느냐’ 는 식의 간보기 언동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물론 민주사회에서 어느 누구라도 욕먹을 일을 했다면 욕먹어 마땅하다. 그러나 사실관계와 상대의 인격과 입장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식 막말은 결코 건전한 시민의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남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세상을 혼탁케 하는 언어 폭력에는 개인의 법적 방어보다 사회적 대응이 더 긴요해 보인다. 이에 더늦기 전에 국무총리 또는 사회 원로층이 중심이 되는 ‘막말 순화 범국민운동’의 전개를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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