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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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질병
  • 김경택
  • 승인 2014.10.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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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경희수한의원 원장



매년 4계절이 돌아오고 그에 따라 몸도 적응하느라 바쁘다. 더위에 얼마나 접했느냐에 따라 가을철 건강상태가 달라진다.

한의학 의서중 하나인 황제내경 소문(素問)의 생기통천론(生氣通天)편에는 ‘봄에 풍으로 손상당하여 사기(邪氣)가 머무른 채로 여름까지 이어지면 설사병이 나고, 여름에 더위로 상하게 되면 가을에 한열(寒熱)이 오르내리는 병이 되며, 가을에 습(濕)한 것에 의해 손상당하여 기가 위로 올라오면서 해수(咳嗽; 기침, 가래)가 생기고, 겨울에 한사(寒邪; 차가움)에 손상당하면 봄에 반드시 온병(溫病;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자연현상으로 인해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분들을 보면 배탈은 여름에 오는 경우가 많고, 천식이나 독감은 가을과 겨울에 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바로 전 계절에 힘을 많이 쓰거나 과로하여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 발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얼마 전 한화생명은 최근 3년여 동안 발생한 보험사고 200만여 건을 병명에 따라 분류, 계절과 질병의 연관관계를 분석해 그 결과를 공개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겨울에 많이 발생할 것 같은 급성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환절기인 봄에 다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심근경색증은 여름(24.9%), 가을(24.0%). 겨울(24.1%)은 유사하게 발병하였으나, 봄에는 27.0%로 발생빈도가 가장 높아졌다. 협심증 역시 봄에 26.3%가 발병, 다른 계절에 비해 발병빈도가 가장 높았다.

이는 겨울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면서 심혈관계에 부담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질병은 현재 계절의 영향만 받는 것이 아니라 이전 계절의 영향도 받는다.

동의보감에서도 계절별 양생법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봄에는 일찍 일어나서 머리를 풀고 몸을 편안하게 늦추어 주며 마음을 유쾌하게 하고, 여름에는 햇빛을 싫어하지 말고 성을 내는 일이 없게 하여 사람의 양기가 밖의 기운과 잘 통하게 하고, 가을에는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일어나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쌀쌀한 기운이 없어지도록 몸을 움직여 주고,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고 마음을 표현하지 말고, 간직하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건강관리라 함은 한 계절에만 주의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자연에 순응하여 몸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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