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장 “칠십년 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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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졸업장 “칠십년 걸렸네요”
  • 강원덕
  • 승인 2014.02.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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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68세 만학도의 행복한 합동 졸업식

"오늘은 우리들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는 날입니다. 칠십년이 걸렸네요. 나는 지금부터 학생이다! 처음 학교에 올 때 떨리던 마음은 우리 학생들은 다 알 것입니다. 나이 칠십이 되도록 못 해 본 소풍, 그림 그리기, 백일장 등… 시험 보는 것조차 재미있었습니다. 자다가도 웃음이 나옵니다. 학교 공부를 못했다고 죄인이 아니라 그 때 꼭 해야 할 다른 일을 먼저 한 것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공부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 용기를 내십시오. 얄미운 세월이 이기나 우리가 이기나 한 번 해봅시다. 앞으로도 졸업을 두 번, 세 번 더 합시다. 감사합니다."(합동 졸업식 졸업생 대표 신갈야간학교 유순자, 여, 73세)

사회․경제적 이유로 정규교육 받지 못한 채 한 많은 날들을 보낸 80대 어르신 만학도 227명이 한 자리에 모여 초등학력을 인정받고 함께 배움의 기쁨을 나눈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20일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 4층 대강당에서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 이수자 합동 졸업식’을 개최했다.

합동 졸업식은 △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이수자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학습자의 평생학습 참여학습의욕을 고취하며 △배움의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졸업자는 수원제일평생학교와 의정부노성야간학교 등 15기관에서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을 받은 학습자 227명이고, 최고령자는 85세다. 연령대를 보면 80대 7명, 70대 108명, 60대 81명, 50대 28명, 40대 3명 등이다.

졸업식은 1·3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졸업장을 받고 수원 동신초 어린이 합창단은 화음으로 축하했다.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도 배움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헌신한 평생교육기관 관계자 15명에게는 감사장이 전달됐다.

경기도교육청 평생교육과 이형남 과장은 “어려운 환경으로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어려운 시절을 거치면서도, 배움을 통해 행복한 인생 만들어 가시는 어르신 분들노력에 박수를 보내드린다”며, “정규교육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학력인정제도로 원하는 삶의 목표를 이루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은, 비문해 성인들이 가정․사회․직업생활에 필요한 기초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초․중학교 과정의 교육을 실시하고, 일정 교육시간을 이수하면 해당 학력을 인정하는 제도다.

경기도교육청은 글자를 통해 세상 속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저학력․비문해 성인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였다. 2013년에는 25기관 44학급을 설치․지정했고, 학습자 845명은 초등학교 1~6학년 수준의 교육과정을 배웠다. 올해중학교 과정을 신설해 초등학교 과정과 함께 운영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등 평생학습사회 구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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