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3) 생오리 회전구이 전문점 '오리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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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3) 생오리 회전구이 전문점 '오리뱅크'
  • 맛집 특별 취재단
  • 승인 2013.09.0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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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오리뱅크 대표




잔치국수, 매운탕, 공기밥을 무제한 공짜로 주는 음식점이 있어 화제다. 물론 메인 음식인 오리회전구이를 주문한 손님들에게만 해당된다. 의정부시 호원 1동 다메오상가 옆 ‘오리뱅크’가 그 집

“경제가 어려워져서 외식을 하기 힘들어 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지난해 10월부터 무료서비스 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성수 오리뱅크 사장(사진•43)은 이같이 설명하고, 앞으로 경제가 좋아지더라도 잔치국수 등 3가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리뱅크’에서는 고객을 위한 또 다른 이색적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 맥주병과 소주병들이 모두 노란 고무줄 밴드를 허리에 차고 천 원짜리 지폐 한 장 씩을 가슴에 품고 냉장고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 병씩 먹을 때마다 손님들은 천 원씩 불로소득이 생긴다. 병당 술값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예전에 어느 술집에 갔더니 주인이 술병에 500원짜리 동전을 하나씩 붙여 놓았더라구요. 좋은 아이디어다 싶어 벤치마킹한 거죠”

지난 2010년 10월 개업한 ‘오리뱅크’는 2년간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영마인드를 바꿔서 3가지에 대해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렇게 딱 한 달이 지난 지난해 11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요즘 외식업계는 자기마진을 끝까지 고수하면 못 버팁니다. 일반적으로 60%를 내 마진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의 반을 잘라 30%까지 포기해야합니다. 그래야 흑자가 나더군요” 다시말해 음식의 퀄리티(질)는 예전처럼 유지하데 가격은 내리고 부대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손님들의 부담을 확 줄여준다는 이 사장의 지역 맞춤형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이 제대로 먹힌 셈이다.

메뉴 또한 단순화했다. 초창기 단호박오리, 오리훈제, 돌솥밥, 수제비 등 다양했던 메뉴를 ‘생오리회전구이’ 하나로 특화했다. 시내 중심지에서 오리회전구이를 쉽게 먹기 힘들다는 점을 착안한 이 사장의 경영 노하우다.


“멀리 민락동 ‘오리타운’을 가야 회전오리구이를 먹을 수 있는데 호원동과 인근 주민들 그리고 타지역에서 전철타고 오는 손님들이 멀리 가지 않고 저렴하게 맛있는 회전구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은 복 받은 겁니다”

그의 말처럼 ‘오리뱅크’를 이용한다는 것은 가격면에서도 복을 받는다. “민락동에 있는 오리타운에 가서 회전오리 한마리를 시키면 우리집과 똑같이 12꼬치가 나옵니다. 하지만 가격이 3000원 가량 비싸고 12꼬치 중 2꼬치가 오리염통과 날개입니다. 저희는 순전히 고기로만 12꼬치(3만8000원)를 드리고 있습니다” 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식당경력 12년에 아직 총각인 이 사장의 이력 역시 특이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군대에 입대했다. 제대후 그 당시 경기북부지역 중소도시에 붐이 일었던 ‘태양열온수기’ 대리점에서 1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했는데 상당히 많은 돈(한달 400만원)을 벌었다. 더 벌기 위해서 수원에다 영업사원 8명을 고용, 대리점을 개업했지만 1년도 못 버티고 쫄딱 망했다.

그는 고향인 의정부로 돌아와 ‘의정부벼룩시장’ 광고영업부에서 10년간 일해 번 사업자금으로 신곡1동 서해아파트 앞 상가에서 ‘솥뚜껑삼겹살’을 개업, 요식업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

“손님들이 1시간을 줄서서 기다린 후 음식을 먹기 위해 2∼3시간을 투지해도 아깝지 않은 식당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의 꿈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많은 손님들이 저의 진정성을 이제야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수익과 적자가 미묘하게 왔다갔다하는 ‘티핑포인트’ 에 도달한 만큼 열심히 벌어서 빚도 청산하고 2년뒤 결혼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인 소망까지 밝히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인터뷰 내내 강조한 그의 진정성이 가슴에 와 닿았다.

예약전화 031-855-9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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