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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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 박회경
  • 승인 2013.09.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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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강정 발행인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정부 없는 신문을 선택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인 제퍼슨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동체를 관리하는 국가기관보다 언론이 시민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의제를 형성하고 여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갈파했다.

지난 8월 5일 80년 전통의 워싱턴포스트(이하 WP)가 경영난을 이유로 아마존닷컴 창업자 베조스(49)에게 매각되었다. WP는 1877년 창간 이후 워싱턴의 지방신문 4개 중에 3위 정도의 미약한 매체에 불과했고, 1933년 파산 직전에 미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낸 유진 마이어에게 인수되었고, 마이어는 사위 ‘필립 그레이엄’을 발행인으로 임명하여 열정을 쏟아부었다.

1963년 필립 그레이엄이 사망하자 부인 ‘캐서린 그레이엄’이 경영을 맡아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1971년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다룬 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의 보도를 막기 위해 법무부가 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그녀는 닉슨의 압박으로 신문사의 생사기로에서도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기자들 편에 서서“계속 하세요(go ahead)”를 외쳤고,

당시 정부로부터 WP의 방송국 허가권을 박탈한다는 온갖 협박도 물리치고 기자들이 진실을 캐내도록 독려하였고, 이듬해 현직 미국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이어졌다.

23년간 편집국장을 지낸 벤 브래들리는 2001년 그레이엄 여사가 사망했을 때 “그녀는 편집인들과 적잖은 긴장과 마찰을 빚었지만, 결정적인 경우에는 항상 편집국의 뜻을 수용했다. 위대한 사주가 위대한 신문을 만들었다.”고 말했었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올 4월 초부터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의 200억 횡령 사실을 편집국이 폭로와 고발을 하자 7월에 편집국을 강제로 폐쇄하였고, 결국 장 회장이 구속되었다.

언론사는 공공재이기에 어떠한 권력과 힘에도 굴하지 않고 정의를 세우는 사회의 목탁이 되어야 한다. 소유주 개인의 입맛대로 주무른다면 지나치게 편향되기 쉽다. 공공의 이익을 다 하는 공기(公器) 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지난 7일 윤관석 국회의원은 “신문산업의 위기는 여론 다양성 확보와 공론화의 위기를 불러오고, 결국 민주주의 위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캐서린 그레이엄 같은 언론의 사명을 다 하는 언론인이 우리 사회에도 많이 나와서 좀 더 바람직하고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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