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의 고장, 운남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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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의 고장, 운남을 다녀와서...
  • 김난실
  • 승인 2013.05.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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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실 차음식연구소 소장

차를 마시고 가까이 하는 사람들은 늘 ‘내가 마시는 차는 어디서 만들어질까 ?’ 하는 의구심과 그 곳에 가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다즐링의 고향인 인도를 갔다왔고 이번에는 차를 품평하는 교수들과 운남의 보이차 밭으로 향했다.

아침 9시 비행기를 타고 보이차의 6대 차산이 있는 서쌍반납에 도착한 시간이 밤 12시가 다 됐다. 호텔에 짐을 풀고 그 다음날 맹해다창으로 향했다. 보이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무와 함께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맹해다창의 창장의 안내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오후에는 야생 차밭이 있는 남나산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야생 차밭에 놀랐고 그 차 향기에 정신이 맑아졌다. 군데군데 소규모 다창에서 차를 만들고 있었고 만든 차를 시음해 보았다.

대엽종으로 만든 차에서는 보이차 특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좋은 잎으로 만든 보이차는(물론 차의 기운은 세지만) 지금 마셔도 좋았다.

매일 5-6시간씩 차로 달려가서야 펼쳐지는 야생 고수차의 차밭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서쌍반납은 미얀마,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운남성 최남단의 땅이다. 인구 100만에 태족과 한족, 그리고 13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전통 야생보이차를 만드는 사람들은 태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으로 그들은 이렇게 대대로 차를 만들며 살고 있다.

올해는 하동이 아닌 이 곳, 해발 1700미터의 맹송이란 곳에서 야생고수차로 차를 만들었다. 좋은 찻잎으로 만든 보이차를 10년 후에 맛 볼 생각을 하니 마냥 행복해진다. 그 다음날은 차마고도의 시발점인 이무로 향했다.

이무는 그 옛날 보이차 다창의 집합지였다. 복원호, 동경호, 경청호 등 대표적인 다창이 있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 옛날 번성했던 그 도시에 장기를 두는 노인들만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 주는 듯 했다.

2700년된 차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차의 종주국인 중국에서의 시간은 나를 다시금 겸허하게 만들고 우리 차의 미래를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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