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으로 오인할수있는 허혈성 대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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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으로 오인할수있는 허혈성 대장염
  • 조영직
  • 승인 2013.03.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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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직 속편한내과 원장

이제 강추위도 지나가고, 점점 따스한 기운이 느껴져 봄이 다가왔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봄이 되면 얼음이 녹듯이 몸도 노곤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분들이 많다. 아울러 한두가지씩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 불안한 생각이 엄습해서 걱정이 앞서게 된다.

특히나 변에서 피가 나면 치질이겠지 하지만 암이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도 꽤 있다. 혈변이 있다고 모두 암은 아니다. 오히려 치질이나 흔한 장염일때도 심하면 피가 날 수 있고, 혈변이 있을 수 있다.

그 외에도 궤양성 장질환, 크론병, 베체병 등에서도 혈변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찰,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겠다.

최근 70대 여자분이 2-3주간 변에서 피가 나고 배가 아파 내원했다. 입맛이 없어 식사도 잘 못하시고 체중도 빠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최근 여러 가지 다른 검사를 했는데 이상은 없었다. 연세도 있으시고, 혈변도 있어 대장암이 아닐까 하는 우려와 함께 대장내시경을 하기로 했다.

대장내시경을 시작해 장속에 들어가서 얼마지나지 않아 S상 결장부위(좌측 하복부 근처)를 지날 때 점막이 불규칙하게 두텁고, 피가 나서 우려했던 암인것같아 긴장했으나 내시경을 빼내면서 자세히 보니 전체적으로 부종이 심하고, 대장벽이 창백하고, 출혈이 군데군데 관찰되는 것이 세균성 장염이나 허혈성 대장염이 의심되는 소견이었다.

충분한 휴식 및 수분섭취, 식이요법과 함께 진경제와 정장제 등 약물을 처방했다. 수일후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하니 다행히 허혈성 대장염에 합당한 결과가 나왔고, 이후 증상이 호전됐다.

허혈성 대장염은 대장에 혈류가 줄어서 대장조직에 염증과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대개 노인에서 많이 발생하고, 고혈압, 당뇨, 심장병, 혈관염 등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잘 생긴다. 대부분 자연치유되지만, 혈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대장내시경을 하게된다. 이 경우 염증이 만성적인 진행을 보이면서 깊은 궤양과 장이 좁아져 악성종양과 감별이 필요하게 된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허혈성 대장염의 경우에는 혈관의 혈류 저하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치료와 함께 금식, 수액 보충, 진통제, 항생제 투여 등의 보존적 치료로 대개 1주일 이내에 증상이 없어진다.

요즘은 노년층 인구가 증가하고,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 생활습관병을 가진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잘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예방의 첩경이다. 간혹 심한 변비가 있어서 변볼때 너무 힘을 주어 복압이 상승하여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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