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 패권의 키워드는 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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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 패권의 키워드는 식량
  • 유진삼
  • 승인 2012.06.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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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삼 논설위원

21세기는 무력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 없음을 세계는 알고 있다. 그러면 남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 키워드는 바로 식량이다.
아시아에서만 10억의 인구가 식량 부족으로 기아 상태에 있다. 중국은 21세기 초에 식량수입국이 되고, 동물성 식품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콩과 옥수수의 수입국이 됐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쌀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이다. 그러나 지구의 이상 기후로, 쌀 생산량이 줄어들고, 밀생산량도 급격히 감소하여, 쌀 수출국에서 2025년경에는 쌀 수입국으로 예상된다.

한편 세계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환경문제를 내세워 식량으로 세계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낮추기 위해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 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으로 낮추지 못할 경우, 식량수출을 제안 할 것을 천명했다.

미국의 식량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들은 크게 반발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2005년 교토의정서가 발표된 이래 꾸준히 노력해 왔으나 중국의 경우는 매우 심각하다.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이미 미국의 2배를 넘었기 때문에 1990년 수준으로 낮추려면 사실상 산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 옥수수와 콩의 세계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환경문제를 빌미로 식량 수출을 중단 한다면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식량파동으로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은 분명하다.

특히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은 1986년 9월에 우루과이에서 시작되어, 1994년 4월에 타결되고, 다음해 1995년 1월1일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게 됐다. 세계는 무역장벽을 철폐하고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되어 농산물 개방에 대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됐다.

영국과 독일 등 전통적으로 곡물을 수입하던 유럽 선진국들은 8년 동안 국가의 강력한 지원으로 곡물자급률을 높여 자급자족하고도 남을 정도의 곡물생산 체제를 갖추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농산물 무역 개방에 대해 아무런 대비 없이 그대로 WTO의 출범을 맞게 됐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은 1970년에 80%였던 곡물자급률이 1995년에는 28%로 떨어졌다. 한국은 쌀을 지키기 위해 다른 모든 농산물의 개방을 허용했다. 그러나 UR 협약에 의하여 1995년에 국내 쌀 소비량의 1%만을 수입하고, 이어 매년 0.25%씩 추가하여 2004까지 수입량을 4%로 확대한다는 조건이다.

한국정부는 협정당시 그 정도야 감수해야지 하고 조인했으나, 2014년에는 쌀이 남아돌아가는데도 연 소비량의 8%에 해당하는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우리는 다가올 식량전쟁에 대비하지 않으면 식량 종속국이 된다는 사실을 소홀이 해서는 아니 된다. 빠른 시일 내에 곡물생산량을 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품종의 개량과 새로운 농업정책을 마련해 곡물자급률을 높이고, 농산물의 가격 안정과 농촌경제를 활성화시켜 식량안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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