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좋은 형제의 마을 ? 곤제(昆弟)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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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좋은 형제의 마을 ? 곤제(昆弟) 마을
  • 논설위원 신서진
  • 승인 2011.07.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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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고읍지구에서 아이가 넷인 부부를 만났다. 게다가 아이들의 엄마는 다섯 번째 아이를 또 기다리고 있었다. 30대 중?후반쯤 되었을까? 젊은 부부가 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형제들이 많은 집이 좋아도 보이지만, 솔직히 그 많은 아이들 뒷바라지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 더 클 것 같은데 말이다.

서울에 있는 몇몇 지인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너무도 힘들게 느껴진다. 세상에 워낙 흉흉한 기사들이 넘치니 꼭 과보호를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낯선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모든 동선을 보호하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안쓰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일이지만, 부모들을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그렇게 하지 않아 후회하게 될 때는 너무 늦게 된다. 그러니 아이가 둘, 셋이 되면 아이들 교육비 부담이 과중해 힘든 것도 있겠지만, 아이들 보호에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 처지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경기도에 있는 양주라고 아이들 교육이나 보호에 차이가 날까 싶은데 여기서는 아이들 소리가 많이 들리는 것 같다. 가끔 방문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도 한결같다. 여기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다고. 정책지원이 타 지역과 비교해 특별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계 소득수준이 아주 높은 지역도 아닌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일까? 양주 조씨(趙氏)의 조극관, 조수량 두 형제가 마을을 개척하고 살았다 하여 곤제(昆弟)마을이란 땅이름이 남아 있는 것처럼 형제들과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 지역에만 특별히 있는 것일까?

이곳 사람들은 여느 부모들처럼 걱정을 많이 하는 듯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낙천적인 것 같다. 여유가 더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넉넉한 마음만큼이나 함께 나누고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레 출산과도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 결국은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인데 그 행복이라는 것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 마치 몸에 녹아 저절로 알고 있는 것만 같다.

사람은 사회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나 혼자만 잘 한다고 결코 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누군가와 상호작용하며 살아가야 한다. 물론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나 하나라도 내 일 잘 하면 세상에 문제가 없으리라 말하는 것도 옳다. 거기에 덧붙여 내 곁에 있는 그 누군가도 나와 같은 소중한 존재일 것이고 그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내가 그리 귀하게 여기는 나의 아이들 역시 누군가의 아이들과 어울려 생활하고 살아가야 한다.

세상에 처음 나와 말 한 마디를 배우는 것조차 저절로 나 혼자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엄마와 소통하고, 형제와 소통하고, 친구와 소통하고, 선생님과 소통하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나와 아이들은 성장하게 된다. 어울려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되는 형제들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다고 형제가 적은 것이 아니다. 이것을 깨닫게 된다면 주위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시선을 줄 수 있길 바란다. 내 아이들과 함께 자랄 내 아이들의 형제들도 함께 보듬을 수 있는 부모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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