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 행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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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행 정
  • 조수기
  • 승인 2011.07.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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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문화원장 조 수 기

요즈음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을 오르내리다가 6.22부터는 경기북부지방까지 올라와 초여름 무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1998년 8월5일 새벽부터 8월8일까지 3일간 의정부, 파주, 연천 등 경기북부 지역을 강타한 게릴라성 집중폭우로 인해 엄청난 물난리를 겪은 경험이 있다.

이 물난리로 의정부지역은 시간당 113m/m의 비가 쏟아져 총 강수량이 762m/m로 년 강수량의 60%가 단 3일만에 도시를 섬으로 만들어 놓았다.

천재지변을 당했을 때 취임한지 한 달 된 민선2기 시장은 임기말에 재직 4년을 회고하는 자리에서 “자기는 임기 4년을 수해복구 하는데 다 받쳤다”고 술회했다.

우리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1998년 수해복구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낀 소감은 천재지변이라고 할 정도로 갑자기 2시간 사이에 300m/m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나고 하수구가 막혀서 중랑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소하천이 역류하는 불가항력의 큰 요인도 있었지만, 의정부3동 경의초등학교 정문 앞 마을과 호원동 두산아파트 지역 등은 하수구 준설에 문제점이 대두가 되고, 국도 3호선 우회도로가 개설중이었기 때문에 호원동 일대는 도로개설지에서 토사가 무너져 하수구와 소하천을 메워서 수해가 컸다고 하여 시를 상대로한 피해배상소송도 있었지만 인재보다는 재해로 판결이 났다.

1998년 수해에서 얻은 교훈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장마철에 대비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땅속행정에 미흡한 사항에 대한 반성과 보완조치가 있어야 하겠다.

경기도 제 22대 도지사를 역임한 고 임사빈 전 도지사는 재임 시 “땅속행정을 잘하자”고 공직자들에게 훈시했다.
땅속행정의 실례는 하수구준설 상?하도권 매설공사 하천제방 공사, 토관매설, 도로굴착 등 주민들이 보이지 않는 곳을 소홀히 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강조한 것이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지 20년이 되었는데 일부지방의 지자체장들은 땅속행정은 뒷전에 두고 가시적인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이 왜 무너졌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누가 꽃길 조성에서 재미 봤다. 누구는 유색 보도블럭 교체해서 거리가 밝아졌다.

어느 지방에서 소하천변에 공원조성해서 주민들의 호응이 좋다고 하여 모두 따라서 소공원 가꾸기를 한다면 홍수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안타깝다.

땅속행정의 더 큰 의미는 시민들의 얼굴만 쳐다보는 가시행정보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읽는 시민을 위한 진솔한 행정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2011. 6.

의정부 문화원장 조 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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