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이 문을 닫은 뒤 사건 한 건의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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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이 문을 닫은 뒤 사건 한 건의 시간표
  • 한북신문
  • 승인 2026.10.2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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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 변호사
김 후 변호사

지난 10월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제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기소와 공판은 공소청이 맡는다.

검사는 더 이상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증거가 부족하면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검사가 피의자나 피해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들은 진술은 증거로 쓸 수 없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개혁의 취지는 분명하다.

그런데 변호사의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시간표다.

개정 형사소송법상 보완수사요구의 이행 기한은 원칙적으로 1개월이고 검사가 직권으로 1개월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반면 검사가 구속 피의자를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송치 후 10일, 판사의 허가를 받아 연장해도 최장 20일이다(형사소송법 제203조, 제205조).

경찰의 보완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구속기간이 먼저 만료되어 피의자가 석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를 피의자에게 유리한 변화로만 볼 수는 없다.

불구속 사건에서는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오가는 동안 처분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보완수사요구의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피해자는 같은 진술을 되풀이해야 하는 2차 피해를 겪을 수 있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라면 보완수사를 기다리다 ‘공소권 없음’이라는 결론만 남을 수도 있다.

제도는 하루아침에 시작됐지만 준비는 그렇지 못했다. 중대범죄수사청은 정원 2874명 가운데 1900명으로 출범했고 초대 수장의 국회 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

수사 정보시스템도 당분간 경찰의 것을 빌려 쓴다. 공소청 역시 직무대행 체제로 시작했다. 변호인의 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는 만큼 사건의 방향이 경찰 단계에서 사실상 정해질 수 있고 송치 전에 의견서와 증거를 내는 일이 그만큼 무거워질 것이다.

형사사법 체계는 한 번 바꾸면 되돌리기 어렵다. 개혁의 성패는 조직도가 아니라 구속 만료일을 앞둔 사건 한 건의 처리 속도에서 갈릴 것이다. 그 한 건 뒤에는 기다리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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