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가 인류에게 던지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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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가 인류에게 던지는 경고
  • 한북신문
  • 승인 2026.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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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前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前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前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최근 네팔과 중국 티베트의 접경 지대를 뒤흔든 기습 대홍수는 전 세계 기후 과학자들과 국제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현지의 첨단 기상 레이더망에는 단 한 방울의 비도 포착되지 않았음에도 불과 수십 분 만에 하천 수위가 무려 9미터 이상 치솟으며 가파른 계곡 아래의 마을들과 각종 시설들을 집어삼켰다.

이 거대한 물폭탄은 해발 5200미터 인간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고산지대의 ‘빙권(Cryosphere) 붕괴’에 있었다.

거대한 기반암과 그 위에 수천 년간 얹혀 있던 얼음 덩어리의 기반이 녹으면서 통째로 흘러내려 계곡을 막았고 순간적으로 형성된 자연댐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서 하류를 강타한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원인이 된 네팔의 대홍수는 고산지대를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 ‘영구동토층(Permafrost)’에 주목해야 한다. 해발 수천 미터의 고산 지대에서 바위와 흙, 얼음은 수천 년 동안 영하의 기온 속에서 서로 엉겨 붙어 거대한 산맥의 구조적 무결성을 유지해 왔다.

이 얼어붙은 지반은 산 전체를 고정하는 일종의 ‘천연 시멘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 천연 시멘트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얼음이 물로 변하며 부피가 변하고 지반을 지탱하던 역학적 결합력이 사라지자 사면 전체가 극도로 불안정해진 것이다.

뚜렷한 지진이나 집중호우 같은 외부 충격이 없었음에도, 영구동토층의 열화로 인해 거대한 암반이 스스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역학적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 재난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뼈아픈 메시지는 ‘기후 불평등’의 잔혹함이다. 네팔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0.03%에 불과하다.

화석연료를 마음껏 태우며 산업화를 구가하고 막대한 부를 쌓은 것은 선진국들과 거대 경제국들이지만 그들이 저지른 기후 변화의 가혹한 청구서는 가장 가난하고 준비되지 않은 산악 국가의 주민들에게 먼저 배달되고 있다.

인류는 흔히 남극과 북극만을 기후변화의 지표로 삼지만 과학계는 히말라야를 ‘제3의 극지(The Third Pole)’라고 부른다. 남·북극 다음으로 많은 얼음과 담수를 품고 있으며 인더스강, 갠지스강, 메콩강 등 아시아 주요 10대 하천의 젖줄이기 때문이다.

이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먹고 기르는 농작물로 생계를 유지하는 하류 인구만 약 20억 명에 달한다.

따라서 히말라야의 빙권 붕괴와 대홍수는 네팔이라는 한 아시아 국가의 지엽적인 비극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인류가 뿜어낸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라는 부메랑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고 취약한 지형인 히말라야산맥의 허리를 끊어버린 ‘인재(人災)’의 현장이다.

선진국들은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을 신속히 집행해야 하며 고산지대 전역에 실시간 인공위성 감시망과 조기 경보 시스템(Early Warning Systems)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기술적·재정적 연대를 제공해야 한다.

히말라야의 경고를 외면한다면 다음 청구서의 수신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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