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아지면 사랑도 흔들릴까?
55세 여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그녀는 15년 동안 주말부부로 살다가 남편과 다시 함께 살게 되었지만 곧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었다. 그 충격 이후 10년 가까이 별거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상한 것은 남편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내와 함께 살지도 않으면서 외도를 반복하면서도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놓지 않으려 했다.
그녀의 남편은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경제적 성공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 아내가 여러 번 서운함과 고통을 이야기했지만 남편은 공감하지 못했고 잘못을 인정하거나 바꾸려는 노력도 거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저 사람은 변하지 않겠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포기한 채 살아왔다.
그럼에도 그녀는 가정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아들이 남편의 사업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노후에는 자식을 위해서라도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잘하려고도 노력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외도와 무책임한 태도는 결국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녀는 집을 나왔고 오랜 시간 상처를 안고 살아왔다.
그녀가 병원을 찾은 이유는 요실금, 질건조증, 성교통 때문이었다. 검사상 질압은 23.4mmHg, 질용적은 72.6ml였다. 질 탄력 저하, 건조감, 관계 시 통증, 요실금은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문제다. 단순히 성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자신감과 노후의 건강, 여성으로서의 자존감과도 연결된다. 그녀는 RF 레이저 시술과 요실금 주사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몸을 다시 돌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지만 깊었다.
“왜 남자는 돈이 있으면 외도를 할까요? 새로운 여자가 그렇게 좋은 걸까요?”
이 질문 안에는 분노도 있고 허탈함도 있고 아직 끝내 놓지 못한 미련도 있었다. 돈이 많아지면 외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돈 자체가 외도의 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돈은 기회와 선택권을 넓힌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주변의 관심이 많아지고 접근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특히 성공한 남성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성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돈은 유혹을 만들고, 유혹은 절제력이 약한 사람을 흔든다.
또 하나는 권력감이다. 돈을 많이 벌면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나는 이 정도는 해도 된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이 생기면 도덕적 기준이 느슨해진다.
진화심리학에서는 남성에게 다양한 파트너를 향한 성적 호기심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쿨리지 효과’라는 개념도 있다. 익숙한 대상보다 새로운 대상에게 더 강한 성적 반응을 보이는 경향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 행동의 일부 경향을 설명하는 말일 뿐, 외도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다음호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