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부부 사이가 어색해졌어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고민입니다.
“잠은 같이 자는데 대화는 없고 성관계도 거의 없고 그냥 친구 같아요.”
“남편은 계속 섭섭해하고 저는 피하는 게 습관이 됐고요.”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 질건조증이라는 사소해 보이는 증상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단지 질건조증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남녀관계 전체가 무너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이후 또는 출산 후 질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면서 성관계 시 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질건조증 → 성교통 → 관계 회피 → 관계 단절, 이렇게 남녀관계의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질건조증으로 삽입할 때 따갑거나 쓰라림이 생기면 “불편하니까 오늘은 좀 쉬자”라고 말하면서 성관계를 회피하게 되고 자주 거절당한 남편은 상처, 오해로 인해 소통이 단절되고 대화 단절과 감정에 거리감이 생기면 정서적 불일치로 인해 각방, 졸혼, 성적 냉담이 생깁니다. 어느새 몸만 멀어진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멀어진 관계가 됩니다.
62세 여성이 찾아와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그냥 노화라서 그러려니 했어요. 남편도 한두 번 시도하다가 말고 우리 관계는 그날 이후로 끝난 것 같았어요. 질건조증이 이렇게 큰 문제였는지 몰랐어요. 하지만 계속 질건조증과 따가움 그리고 대화 없는 정적이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저는 그냥 여성으로서 끝난 건가 싶었어요.”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산부인과 상담을 받고 질 전용 보습제와 질레이저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달 후 “다시 아내가 된 느낌이에요. 남편이 제 눈을 쳐다보고 다정한 대화가 다시 시작됐어요.”
반대로 질건조증을 해결하면 선순환이 시작됩니다.
질건조증이 개선되면 성교통이 감소하고 성관계 시 편안해지면 스킨십이 회복되고 감정적 친밀감이 증가합니다. 그로 인한 정서적 만족과 성적 안정은 부부관계를 회복시킵니다. 즉 단순히 성생활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갱년기 여성의 남편에게 꼭 알려줘야 할 것은 갱년기 여성이 성관계를 피하는 겻은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에요. 아파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어요.
남자는 대부분 갱년기 여성의 질의 변화를 잘 모르고 그녀가 피하면 자신이 거절당했다고 오해합니다. 이럴 때 솔직한 설명이 오해를 막고 협력이 시작되는 열쇠입니다.
질 건조증은 여성의 잘못이 아닙니다. 질건조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생리적인 변화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그냥 두는 것과 치료를 시작하는 것 사이에는 삶의 질과 남녀관계의 온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질건조증을 무시하면 남녀관계는 멀어집니다. 하지만 질건조증을 해결하면 남녀관계는 되살아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