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땅이름-63)꽃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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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의 땅이름-63)꽃동네
  • 김추윤
  • 승인 2017.07.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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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윤 논설위원·신한대 중앙도서관장
의정부시 금오동 꽃동네는 약 1200명이 거주하는 자연부락이다. 현재 주변은 많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서 현대화 됐지만 마을회관 주변은 아직까지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부락이 남아있다.

꽃동네는 예전에 하소랭이 혹은 절동네로 불리었다. 동네주민들은 하소랭이는 소랭이에서 변했고 소랭이는 또 호랑이에서 변한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천보산 일대에 호랑이가 많아서 천보산과 그 아래 마을 녹양평 일대가 왕의 사냥터로 사용되었는데 여기에서 유래했다한다.


그러나 원래 금오동(金梧洞)은 금오리(金梧里)에서 유래했는데, 금오리는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시 시북면(柴北面) 중서오리(中西梧里), 상서오리(上西梧里), 하서오리(下西梧里) 각각 일부를 병합하여 금오리로 개칭하였다. 즉 이 지역이 원래 서오리지역으로 서오리가 소우리-솔우리-소룰이-소롱이-소랭이로 몇단계를 거쳐서 변음되어서 소랭이로 변한 것이다.


절동네는 예전에 천보산에 보우국사(普愚國師)가 초장한 천보사(天寶寺)라는 절이 있어서 연유했다 한다. 이곳에는 조선 선조의 후궁인 정빈 민씨(閔氏)를 비롯하여 제 7() 인성군(仁城君), 손자 해원군(海原君), 증손 화릉군(花綾君), 화창군(花昌君), 화춘군(花春君) 그리고 인조의 동생인 능창군(綾昌君) 등의 왕손들의 묘소가 곳곳에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또 꽃동네 뒷산에는 그 유명한 의순공주(義順公主)의 넋을 달래주는 정주당(定州堂) 터가 있다. 의순공주(義順公主, 1635-1662)는 조선 효종의 양녀이다. 종친 금림군 이개윤의 딸로 본명은 이애숙(李愛淑)이다.

순치제의 섭정왕이자 계부였던 도르곤의 계실(繼室) 대복진(大福晉)이다. 16501231일에 도르곤이 사망하여 도르곤의 조카이자 부하 장수였던 친왕 보로(博洛)에게 재가하였지만 보로 또한 16522월에 사망하여 홀로 지내다가, 16564월에 청 연경에 봉명사신으로 온 아버지 금림군이 순치제에게 요청하여 그녀를 다시 조선으로 데려왔다.


의순공주에 대한 잘못된 전설도 존재하는데, 청으로 시집가는 의순공주가 평안도 정주에서 짐승보다 못한 오랑캐에게 몸을 더럽힐 수 없다며 가파른 벼랑 아래 깊은 물 속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였으며, 시체가 떠오르지 않아 그녀가 쓰고 있던 족두리만으로 무덤을 만들어 족두리묘로 칭했다는 것이다.

1662818일에 사망하여 의정부시 금오동에 안장되었다. 의순공주는 효종1(1650)에 청나라의 황자 구왕(九王)으로부터 조선 공주를 얻어서 결혼하겠다는 요청이 있자, 종실인 이개윤이 자신의 딸을 보낼 것을 자청하였다. 이후 환국하여 불운한 말년을 보내다가 현종3(1662)에 죽으니 정주당을 짓고 넋을 달래는 제향을 올렸다한다. 지금도 주춧돌과 기왓장이 군데 군데 남아있고, 이곳에 있는 봉우리를 공주봉(公主峰)이라 부른다.

절동네는 30여년 전에 초대 노인회장 이만구씨가 마을주민들과 함께 마을 명칭이 이미지상 안좋다고 하여 길가에 꽃을 많이 심고 난후에 마을회의를 거쳐서 꽃동네라고 지명을 바꾸었다한다. 현재 이 꽃동네 명칭이 널리 알려진 음성 꽃동네와 겹쳐져서 다시 하금오리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다.

주민 1200명중 약 20%가 토박이로 이들이 중심이 되어서 최근에 산치성제(山致誠祭)가 의정부시 지정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모시는 신령은 천보산 산신령이고 제의 날짜는 음력 10월 초하루이며, 이날 마을 주민들이 산신각에 가서 제사를 지낸다. 현재 스레이트로 지은 50년 된 산신각이 보존되어있고 정문 바로 위에는 산신각(山神閣)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건물 안에는 단을 만들어서 그 위에 산신지위(山神地位)라는 위패를 놓았다. 꽃동네 산치성제는 소를 잡아서 제물로 썼다한다. 현재는 소머리를 잡아서 쓴다. 마을 주민들로부터 1kg씩 걷은 쌀을 방앗간에 맡겨 떡을 부탁하고 한 되 정도로 곱게 가루를 빻아서 백설기 시루를 안친다.


제물의 경우 화주 집에서 장만했으나 현재 소머리, 시루딱은 회관에서 장만한다. 산치성을 마치면 제물은 추렴한 집마다 골고루 나누어주며, 회관에서는 소머리로 국을 끓여 마을 주민과 함께 나눈다.

하금오 마을의 꽃동네 산치성제는 경기북부지역의 전통적인 마을제의로 현재 마을에 산신각이 남아있고 마을주민들이 열의를 가지고 있어서 전통문화유산으로 앞으로 가꾸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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