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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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세월호
  • 홍정덕
  • 승인 2014.06.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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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 평생교육원 교무부장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 선생은 1905년 미국 서부 지역에 머물면서 그곳에 이민온 한인 노동자들을 지도하고 이들을 묶어 공립협회(共立協會)라는 독립운동 단체를 조직하게 된다.

당시 한인들은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오렌지 농장에 취업하여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고용되어 있는 일본인 노동자들에 비하여 평판이 대단히 나빠 고용순위에서 그들에게 훨씬 밀리곤 하였다 그 이유는 한인 노동자들이 작업 능률이 낮고 무엇보다 일하는 솜시가 매우 거친 것이 그 이유였다.

한인들은 자주 작업 중에 술을 마셨고 특히 오렌지를 딸 때 정성을 다 하지 않아 수확한 오렌지에 흠이 많이 나곤하였다. 도산은 한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각지의 농장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 성실하고 정성을 다하는 노동자가 되라고 가르치고 지도하였다.

“오렌지 하나를 정성들여 따내고 따낸 오렌지를 상처 나지 않도록 정리하는 일이 바로 독립운동이요 민족운동이다”라고 역설하는 도산(島山)의 지도를 따라 한인 노동자들도 점차 자신이 맡은 작업에 최선을 다하게 되어 드디어는 일본인 못지않은 평판을 받게 되고 고용의 우선 순위가 올라감은 물론 임금도 상승되었다.

물속에 가라앉은 세월호는 우리 민족 모두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300명도 넘는, 그것도 아직 청운의 꿈을 키워가는 어린 학생들이 대부분인 희생자들 앞에서 우리 모두는 할 말이 없다 어찌 “미안하다”는 말로 그들의 아픔을 한 부분이라도 달래고 위로할 수 있을까? 무엇을 어찌하여야 그들의 삶을 보상하고 가족을 위로할 수 있을까.?

그 엄청난 사고도 결국은 자신의 맡은 바 직무에 정성을 다하지 못한 담당자 하나 하나의 불성실에 있다 누구는 대통령을 탓하고, 누구는 실질적인 주인인 아무개를 욕하고, 누구는 구조 책임자를, 최선을 다하지 않은 해경을 지적하고 매도한다. 맞는 말이요, 일리가 있는 말이다 모두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도산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일본도 아니요, 이완용도 아니다. 우리나라를 망하게 한 책임자는 누구냐? 그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왜 일본으로 하여금 내 조국에 조아(爪牙-손톱)를 박게 하였으며, 내가 왜 이완용으로 하여금 조국 팔기를 용서하였소? 그러므로 망국의 책임자는 나 자신이요.”
세월호를 가라앉혀 그 숱한 어린 생령들을 수장한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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