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anchor)과 돛(s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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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anchor)과 돛(sail)
  • 한북신문
  • 승인 2023.12.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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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신명기 논설위원·신경정신과의원 원장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바다에서의 항해로 비유한다. 잔잔할 때도 있고 거센 파도가 몰아치기도 하는 것이 바다의 속성이고 바다의 본질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로 평온할 때도 있겠지만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스런 시간도 있는 것이다.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 결과적으로 잘못된 투자로 인한 큰 경제적 손실, 오랫동안 믿었던 친구로부터의 배신,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과 사고 등 진료실에서는 다양한 폭풍우 한가운데에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꽤 많이 접하게 된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심할 때에 바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배가 파도에 휩쓸려 난파되지 않도록 닻은 내리고 돛을 걷는 것이다. 즉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고 그것들을 하기 쉬운 것부터 하기 어려운 것으로 ‘순서’를 정한 뒤 하기 쉬운 것부터 지금 당장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바다에서도 폭풍우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다시 평온한 상태가 반드시 오는 것과 같이 절망적으로만 여겨졌던 시간은 언젠가는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살면서 힘든 시기가 닥쳤을 때는 첫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둘째,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들을 하기 수월한 것으로부터 하기 힘든 것으로 ‘순서’를 정하고 마지막으로는 하기 쉬운 것을 지금 당장 ‘행동화’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닻을 올리고 돛을 펴서 순항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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