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의 가치는 사업비의 3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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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의 가치는 사업비의 30% 이상
  • 한북신문
  • 승인 2023.11.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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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해마다 연탄 때는 집이 줄어 드네요. 작년에는 6가정이었는데 올해는 3가정 밖에 없어요”

연탄은 1장에 900원씩으로 하루에 3~4장을 사용하신다고 한다. 어림잡아 한 달 12만 원 정도 시내에서 벗어난 외곽의 허름한 집에 허리 구부정한 어르신이 계신다.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일요일 아침. 나누우리 봉사단 20여명은 미리 준비한 우의를 입고 라면 1박스와 쌀 2포대, 그리고 연탄 100장씩을 열악한 가정을 찾아 나눔하는 행사를 가졌다.

춥고 습한 날 임에도 얼굴엔 웃음이 한 가득이다. 남들은 편히 쉬거나 종교활동을 하는 시간인데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함께 했는데도 얼굴들이 매우 밝다.

요즘은 김장을 담가 나눔 하는 과업(?)이 시작되었다.

‘김치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라는 대중가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네 밥상에는 필수요소이다. 보릿고개를 넘겨야 하는 나라 재정상 한 겨울과 초봄까지 버티려면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김치라도 많이 담가놓는 것이 고유의 문화가 되었다.

7남매인 우리 집은 매년 150포기를 담가 마당에 항아리를 묻고 그 속을 채웠던 기억이 있다. 온 동네사람들이 함께 모여 빙 둘러 앉아 김치 속을 넣는 모습은 정겹기까지 하다. 그러나 엄청 힘든 작업으로 몸살을 앓아야 하는 후유증이 뒤따르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토록 귀한 김치를 주변 취약계층에게 나눔하는 행사가 시작되었다. 배추 값이 엄청 올라 김장 담그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하는데 그래도 김치 나눔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3포기씩 큰 비닐에 담고 꽁꽁 동여맨 다음 정성스레 스치로폴 박스에 담아 한 집 한집 나눔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흔한 풍경이다. 건네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얼굴엔 웃음 한 가득이다.

‘이타심’이다. 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으로 자원봉사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지표이다. 남을 위하여 어떠한 일을 한다는 자체는 즐거움이고 결과는 보람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는 함께 살아야 한다는 철칙이 있고, 구성원들 간의 주고받는 도움의 행위 또한 필수이다.

남을 위하는 마음과 이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봉사활동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위일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사회적 가치로 보면 결과는 어마어마하다.

모든 일은 반드시 평가가 뒤따른다. 그러나 봉사활동이란 영역은 순수성을 훼손한다는 관점에서 불합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또 다른 면에서 보면 봉사활동의 결과를 정량화함으로 쉽게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교환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주면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인간의 본능이다.

어떤 행위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있어야만 의미가 부여되고 지속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의 경우 무보수성이라는 특성이 있으나 실비지급이나 마일리지 등으로 대가를 책정하는 것도 모두가 같은 이유이다.

2003년 대학강단에 있을 때 봉사활동의 가치에 대해 정량적인 잣대로 평가한 적이 있다. 그 시기의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5조7575억 원 정도로 기억하는데, 봉사활동을 통한 이득 금액은 대략 1조8000억 원 정도로 환산되었다. 이는 전체 예산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는 비율이다, 다시 말하면 8조3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사업을 5조7000억 원을 갖고 진행했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정확한 통계에 의한 숫자가 아닌 관계로 공식화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봉사활동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효과는 생각 이상의 가치가 있음은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작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연말이 가까워짐에 따라 지역에서는 나눔행사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김치나 라면, 쌀, 연탄 등을 나눔하는 손길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너무 오픈되는 행사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는 부류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물론 과도한 행동과 포장은 당연히 제어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보는 게 속마음이다. ‘모방을 통한 창조’로 이러한 일들은 하나의 문화가 생성되고 발달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연말을 맞아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이다. 아무리 그래도 진행하는 일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부여해 보는 것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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