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복지예산 축소 방침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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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복지예산 축소 방침 정당한가
  • 한북신문
  • 승인 2023.11.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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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김충식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장 뇌과학박사.교육학박사

 

우리나라는 국가재정수지 악화 및 채무변제 증가 등의 요인으로 긴축재정을 펼칠 예정이다.

이에 중앙부처와 광역자치단체 그리고 기초자치단체도 긴축 예산편성을 고민하는 중이고, 특히 의정부시의 경우 비상사태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요란스럽다.

지난 주부터 주무부처 담당 공무원을 통해 사회복지 분야는 50%를 줄이겠다는 통보(?)가 내려진 가운데, 복지현장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중이다.

사회복지 예산은 공적부조와 복지서비스 비용으로 나뉜다. 먼저 공적부조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하에 생활 유지 능력이 없거나 어려운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른 예산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비로 가장 기본적인 생계비로 이루어져 있는 관계로 조절의 의미는 없다. 그리고 복지서비스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최소한의 보장책으로 예산은 인건비와 운영비, 사업비 등으로 구분된다.

의정부시는 2023년도 사회복지예산이 일반예산 총액의 55.66%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국 226개 시군구 중 54위, 75개 지방자치단체 중 1위인 수치이다.

이것만 보면 당연히 축소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구체적인 예산 구조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회복지사업은 최소한의 경상보조금을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종사자(사회복지사 등)가 민간자원을 확보하여 필요한 자원(사업비)을 마련하고 사회복지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의정부시의 복지예산은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가가 정하는 필수사업인 공공부조인 기본적인 생계비 위주로 사회복지 예산이 편성되었다는 것으로 조절의 의미는 없는 당연한 예산이다.

그리고 복지예산은 비영리사업인 관계로 구조상 사업수행을 위한 필수인력의 인건비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의정부시의 경우 거의 모든 시설이 90%가 넘는다.

이는 시 자체가 재정이 열악하여 사업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그 책임을 시설에 고스란히 떠넘기고 있는 중이다.

의정부시만큼 사회복지 예산이 열악한 곳도 찾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사회복지사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예산 대비 절반이나 삭감하겠다는 것은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당사자들과 전혀 소통이 없는 일방적인 통보는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이다. 과연 복지예산이 50%가 넘는 것이 과도한 배분으로 보아야 하며 시 재정 감축의 주요 타깃이 되어야 하는가 반문하고 싶다.

의정부시는 지역적 환경상 결코 좋은 여건은 아니다. 재정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요인은 따로 있다.

첫 번째로 자체수입 비율 즉 재정자립도가 21.08% 밖에 되지 않는다. 의정부는 베드타운이 주종을 이루는 소비적인 도시이다. 세수 확보의 기본인 제조업 등 산업단지가 거의 없으며 주택 거래 등에서 발생되는 재산세 등도 미약한 상태이다.

두 번째는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이 2.83%로, 이것은 경기도(1.79%) 및 유사 시ㆍ군인 김포시(1.43%)의 2배 정도의 수치이다. 그 결과는 생계주거급여와 장기요양급여 등 보조금 위주의 복지비 상승과 더불어 자체수입의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활동 인구의 평균 연령이 50대 중반인 관계로, 향후 노인인구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복지서비스의 특성상 시행 중인 복지사업은 되돌릴 수 없다. 이미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현재 시스템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쳐있는 상황의 해결도 물론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인 대응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다. 원인을 안다는 것은 충분히 대응할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만이 클라이언트가 행복한 것이다.

사회복지 현장은 타 분야와 비교하면 열악 그 자체이다. ‘저임금에 질 낮은 처우’를 감내하고 있는 것이 사회복지사이다.

사회복지사의 업무는 사명감 없이는 하지 못할 일이라고 한다. 사회복지는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추구한다. 이것은 세상의 잣대로는 판단할 수 없는 범주이다.

당장 코앞에 보이는 결과만 가지고 예산낭비 운운하는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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