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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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다고?
  • 한북신문
  • 승인 2023.11.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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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만 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조용만 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조용만 논설위원·상지대 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냉전체제 이후 작은 분쟁은 있었지만 세계평화가 지속되다가 느닷없이 2022년 2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였다.

푸틴이 볼셰비키 혁명가이며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인 트로츠키의 명언을 사실화 한 것이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라고.

하마스가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철통이라고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대공방어 체계를 무너뜨렸지만 4번의 중동전에서 모두 승리한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강력한 무력으로 가자지구의 하마스 동굴방어 진지를 공격하여 양측의 희생자가 한 달 만에 1만 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전쟁은 군인들이 하는데 피해는 민간인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것도 힘없고 신속하게 도피할 수 없는 여성, 어린이, 환자, 노인들의 피해자가 더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군인들이 민간인들 속에 들어가 신분을 위장하고 전투 지휘소도 일반 시민들의 삶의 터전인 아파트나 공장 지역에 위치하여 전투하는 비정규전 또는 배합전의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특히 하마스 전투원들은 정규전을 위한 훈련된 병사들이라기보다는 테러를 전문으로 하는 교육과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 속에 묻혀 전투를 하고 시민들을 인질 삼아 방패로 삼는 전투를 벌인다.

이스라엘 측의 보도에 의하면 하마스는 전쟁법 상 폭격을 할 수 없는 병원을 지휘소로 하거나 병원 건물 내에 은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병원을 폭격하고 구급차로 이동하는 하마스 대원을 폭격한다고 항변을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정의의 전쟁, 도덕성, 윤리 등 전투하는 군인들이 최소한 지켜야 할 전쟁법이나 양심을 따르지 않는다고 비난하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올 4월까지만 해도 미국방부의 우크라이나 측 사망자 추정치는 1만7500명이었으나 8월 말에는 사망자가 7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 군이 남부 지역에서 방어작전을 끝내고 노출되는 반격 작전을 하다 보니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유럽과 중동지역의 전쟁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생각과 대비를 해야 할까?

딥딘(Michael Dibdin)은 「죽은 못(Dead Lagoon)」이라는 소설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위험한 적대감은 세계 주요 문명들 사이의 단층선(fault line)에서 불거진다”라고 했다.

세계지도를 펴 놓고 문명의 단층선을 찾아보면 기독교 문명의 나토와 러시아 정교 문명이 접점을 이루는 유럽 전선, 유대 문명의 이스라엘과 이슬람 문명의 팔레스타인들이 접점을 이루는 중동 전선, 그리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기독교 패권 국가인 미국과 유교 문명의 패권 국가를 지향하는 중국이 부딪히는 남사군도와 대만 전선이며 또 한군데는 자유 민주주의 이념으로 꽃핀 문명과 공산주의 이념으로 무장된 문명이 맞닥뜨리는 한반도 전선이다.

그래서 전략가들은 이 네 곳을 세계 4대 화약고라고 한다.

토인비(Toynbee)는 “우리의 조상들과 달리 우리 세대는 세계평화가 이제 절실한 요구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느낀다. 우리는 이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앞지를지도 모르는 재앙에 나날이 시달려야 한다”라고 했는데 지금이 그 시점인 것 같다. 하마스의 기습작전 성공을 보고 김정은은 미 제국주의와 일본의 식민 잔재에서 남한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작전을 구상하고 있는데 “더러운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라며 아직도 평화 타령만 하고 있다면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지도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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