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리튬 등의 희소 금속 확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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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리튬 등의 희소 금속 확보 전쟁
  • 한북신문
  • 승인 2023.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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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희토류(稀土類), 리튬(Lithium) 등의 희소 금속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 견제용으로 희토류, 리튬 등의 지하자원을 반격카드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자원이 빈약한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의 핵심원료인 희토류, 리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중국은 세계 전체 희토류 매장량의 3분의 1 이상 물량을 가지고 있으며, 생산량 점유율 역시 지난해 70%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언제든지 희토류 등의 수출 제한에 나설 경우 국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은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희토류는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하이브리드 자동차,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석유화학, 미사일과 레이더, 전투기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기에 ‘첨단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리튬은 이차전지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전기차, 구동모터와 풍력발전기 터빈 등에 핵심 부품으로 쓰이는 희토류 영구자석을 전략 무기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일쇼크 때 자원무기화의 위력을 직감하고 개혁개방 이래 희토류 개발을 적극 장려하였으며 그 결과 세계 최대의 희토류 생산국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2010년 10월 중국 정부가 센카쿠 열도 분쟁을 이유로 일본에 희토류 원소 수출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금지를 꺼내들자 일본은 바로 백기투항 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희토류 탈중국 정책을 펼치며 자체 채굴과 희토류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중국 의존도를 60%대까지 낮췄으며 2025년까지 희토류 중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도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베트남과의 MOU를 맺는 등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발판을 마련하는 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의 희소 금속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과거 자원 확보전이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희토류를 비롯한 리튬, 니켈, 구리 등 이른바 ‘그린 메탈(green metal)’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내 기업들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등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아르헨티나 등의 리튬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아예 광산에 직접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鹽湖, salt lake)와 호주 광산을 확보해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예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구동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군사적 패권을 위해 석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면, 향후 전 세계는 희토류를 비롯한 희소 금속 확보를 위한 ‘새로운 게임판’을 벌이고 있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가 지속적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풍부한 호주·베트남·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각종 희토류를 얻을 수 있는 망간단괴가 심해저에 다량 묻혀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심해 채굴 등의 자원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는 희소 금속의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희소 금속 비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희소 금속 비축량을 현재 국내 수요량 54일분에서 100일분(수급 우려 품목은 최대 180일분)으로 약2배로 늘려 비축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석유를 둘러싼 전쟁에서 회토류, 리튬 등의 희소 금속 확보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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